北, 美에 협상재개 화답하고 다음날 南에는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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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에 협상재개 화답하고 다음날 南에는 미사일 도발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9.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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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테이블서 안전보장 의제화 신무기 개발 일석이조 포석
통미봉남 의도까지...北매체 "南측 스스로 행태 되돌아보라"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 53분경, 오전 7시 12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로 탐지됐다. 사진은 지난 7월 2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 53분경, 오전 7시 12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로 탐지됐다. 사진은 지난 7월 2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북한이 미국에 ‘9월 하순’ 대화 재개 용의를 밝힌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미국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향후 실무협상에서 체제안정을 요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남측을 향해 “북남관계 교착상태에 대해 돌이켜보라”며 대남압박기조를 이어갔다.

북한의 대미협상 핵심인물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오후 11시 30분경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 제1부상의 담화가 발표된 다음날 북한은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오전 6시 53분경과 오전 7시 12분경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최 1부상의 담화가 발표된 지 불과 반나절도 되지 않은 무력시위다. 특히 이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서쪽 내륙에서 동해 쪽으로 내륙 횡단 방식으로 발사됐으며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km로 탐지됐다. 이날 북한의 무력 도발은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다연장 로켓)’ 2발을 시험 발사한 이후 17일만이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미국을 향해 유화와 강경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한 상용무력(재래식 무기)의 개발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 북미협상에서 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안정치 연대’에서 활동 중인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북미대화를 제안한 북한이 오늘 새벽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는 속보”라며 북미 실무회담을 위한 기선제압용 간보기”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통미봉남’ 기조를 더욱 분명히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 용의를 밝히고도 남측을 향해선 남북관계 교착의 책임을 돌렸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제 할 바는 하지 않으면서 분주다사하게 밖에 나가 돌아다닌다고 해서 해결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며 “남조선당국은 지난해 4월과 9월의 초심을 버리고 외세와 함께 동족을 반대하는 북침전쟁소동과 무력증강책동에 매달려온 저들의 행태에 대해 심각히 돌이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특히 한미연합연습과 국방부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계획 등을 거론하며 “무력증강 책동에 열을 올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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