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가 공인 법꾸라지 시대 활짝 연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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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가 공인 법꾸라지 시대 활짝 연 文정부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9.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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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정경부장
송병형 정경부장

문재인 정부가 ‘국가 공인’ 법꾸라지 시대를 활짝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조국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임명하면서 그 당위성에 대해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청문회 정국 내내 조 장관이 주장했던 논지와 일치하는 설명이다. 조 장관은 ‘도덕성과는 별개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거나 ‘혐의가 있다고 해도 가족의 문제이지 본인은 걸린 게 없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하다 사회적 공분만 더욱 키웠다. 전형적인 법꾸라지식 변명이 586의 대표적 도덕군자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이날 문 대통령의 임명식 발언으로 법꾸라지의 입각이 국가적 원칙으로 우뚝섰다는 게 무리한 평가는 아닐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면서 조 장관 임명에 따른 후과로 ‘국론 분열’을 걱정했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걱정해야 할 것은 법망만 피하면 된다는 ‘법꾸라지의 발호’이자 ‘법치주의의 타락’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따라올 ‘도덕 불감증 사회’이다. 이제 사람들은 뒷구멍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나는 몰랐다”(조 장관의 기자간담회·인사청문회 발언)고 말할 것이다. 무려 촛불정부의 개혁 기수이자 법치의 수호자인 법무장관이 법망은 물론이고 세간의 비난까지 피할 길을 몸소 보여줬으니 따라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할 일이다. 구린 돈을 벌고 싶으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하면 된다. 본인이 연루된 증거만 남기지 않으면 된다. 머리만 잘 쓰면 장관이든 무엇이든 출세길이 막힐 일도 없다. 자신을 대신해 법의 심판을 받은 가족과 지인은 출세한 자신이 보살펴주면 될 일이다. 법꾸라지를 위한 천국이 열린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법꾸라지를 위한 온갖 편법들이 창조될 것이다. 586의 장기가 그게 아닌가. ‘386(586의 과거 명칭) 세대유감’의 저자들은 586들의 놀라운 창의력에 대해 “20대에 민주화운동을 이끌었고, 그 후광으로 30대에 정계에 진출했으며, IMF의 파고 덕분에 윗세대가 사라진 직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고임금과 부동산으로 빠르게 중산층으로 진입하여 자식들을 원정출산, 사교육시장, 해외유학에 보내며 부의 대물림을 추구했다”고 고발한 바 있다. 심지어 586은 자신들의 위선을 정당화하는 데에도 천부적 재능을 발휘한다. “위선 가득한 꼰대”라는 2030의 비판에 “거악(巨惡)에는 눈감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일상적 정의만 추구하는 세대”라고 맞받아친다. ‘선택적 정의’라는 뭔가 있어 보이는 표현까지 만들어낸다. “거대한 모순과 싸우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 작은 실수 정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자신들의 위선을 변호한다. 거창한 대의를 외치며 뒤로는 사익을 추구하는 위선의 전형을 뻔뻔하게도 포장한다.

그러고 보니 조 장관이 이 시대의 절대적 사명인양 떠드는 ‘조국식의 검찰 개혁’도 586 창의력의 소산이 아닐까싶다. 이 정부가 국민을 내세워 검찰을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성토하지만 실상 검찰 권력에 현실적 위협을 느끼는 존재는 서민이 아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권력자들이다. 힘없는 국민은 경찰에 휘둘리든 검찰에 휘둘리든 별반 달라질 게 없다. 하지만 586은 검찰 개혁의 틈새를 노려 사법 카르텔만이 누려온 특권을 공유하게 된다. 마치 대학입시의 폐단을 고치겠다며 만들어낸 학종이 586에 악용되고 있듯 정권에 쉽게 고개 숙이는 경찰을 키우고 검찰의 힘을 뺀다면 586 기득권의 천국이 도래할 게 뻔하다. 법의 심판에서도 특권층을 위한 제도가 고착화되는 것이다. 교육 제도에서 사법 제도까지 586의 기득권을 위한 제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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