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를 돌파하려면 ‘편의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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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를 돌파하려면 ‘편의점처럼’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9.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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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유통업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기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와 각종 악재가 수두룩한데다, 오프라인 점포를 둘러싼 여러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좀처럼 해결 기미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빚어낸 최저가 출혈경쟁까지 거세지면서 관련 업체들은 갈수록 수렁에 빠져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위기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각 업체들은 부진을 타개하고자 내실 다지기에 여념이 없지만, 장기 불황에서 쉽사리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는 해석에는 다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날 유통업계가 직면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편의점업계 만큼은 전망이 밝다. 각 오프라인 점포 간 치열한 경쟁과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탄으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이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18년 만에 가맹점 출점 거리 제한 제도까지 부활하면서 사실상 새 점포를 내는 게 어려워졌음에도 다양한 전략을 지렛대 삼아 굳건히 일어섰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2% 증가했고, 매출액은 1조5165억원으로 2.6% 늘었다. 경쟁사 GS리테일편의점부문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1% 급증했다. 매출액은 1조7580억원으로 5.3% 늘었다. 이들 두 업체 모두 하반기 전망 역시 순조로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이들 업체가 2분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구변동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마켓으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시장 트렌드와 흐름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빠른 성장을 불러왔다.

대표적으로 주요 편의점 3사(GS·CU·세븐일레븐)는 1인 가구가 즐기는 혼술(혼자 음주), 홈술(집에서 음주)에 맞는 간편식 안주와 도시락 등을 준비하는 등 가정간편식(HMR) 만들기에 주력했다. 여기에 시대에 맞는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점포별 근접성을 활용해 △배달서비스 △세탁서비스 △하이패스충전 △중고폰수거 △공유 차량 △대리운전 입금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 밀착 서비스까지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가 펴낸 '2019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편의점업계처럼 위기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각 유통 업체들은 이번 어려움을 실탄을 장전할 수 있는 ‘기회의 날’로 기록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이어, 갖은 풍파 속에서도 올해 2분기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낸 편의점 업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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