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마타도어 대선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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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마타도어 대선을 경계한다
  • 박완규 칼럼니스트/GTN-TV 주필
  • 승인 2012.12.16 16: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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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의 좋은아침
▲ 박완규 칼럼니스트

[매일일보]마타도어(Matador)란 말이 있다.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의 의미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인다.

마지막에 소의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bullfighter)를 뜻하는 스페인어 ‘Matador(마따도르)’에서 유래했다. 마타도르(Matador)는 스페인어 동사 ‘마타르’(matar: 죽이다)에서 온 말로 마타도어는 투우 경기에서 주연을 맡은 투우사이다.

투우에서 투우사가 3명 등장하는데, 보조 투우사는 반데리레로이고, 기마 투우사는 피카도어라고 한다. 마타도어는 투우를 유인하여 칼로 찌른다. 이처럼 남을 중상 모략하는 정치가를 말하며, 그런 중상모략을 말하기도 한다.

대선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팎의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부동층 또한 7%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한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선거구도에서 마타도어가 횡행하는 악습이 도지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지난 13일부터는 후보자 또는 정당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가 금지됐다. 부동층은 투표 4~5일 전부터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역설적으로,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한 직후가 판세를 뒤집기 바라는 세력에게는 흑색선전 등 반칙선거를 획책할 호기인 셈이다.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흑색선전과 같은 폐습을 끊어낼 일차적 열쇠는 후보들이 쥐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최근 “저는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이 땅에 음습한 정치공작과 허위·비방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이를 단호히 분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며칠 전 “네거티브 선거전을 전면 중단한다”고 사실상의 ‘네거티브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가 일선 선거운동 조직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열쇠는 선거관리 당국이 갖고 있다. 공명선거를 이끌어야 할 한 축인 검찰이 지난 9월 “흑색선전 사범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끝까지 추적 수사한다”고 공언했지만, 온갖 검사 비리 파문으로 선거관리에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불안하기만 하다.

따라서 최후의 보루인 선관위가 막판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이 변질되지 않도록 무관용의 원칙을 다시 한 번 천명하는 한편 사실과 다른 공세는 추상같이 재단해 진실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유권자가 쥐고 있다. 막판 검증하거나 만회할 틈도 주지 않는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스스로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정보의 대량 확산이 가능한 첨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구시대적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눈을 부릅떠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정치문화 수준을 낮추는 혼탁선거에 의존하는 후보는 표로 심판하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외부 필진 컬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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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rkf 2013-06-16 18:42:11
기가막혀~~~뭐 한게 있다구~~~
현시장 되구나서~~~극치의 복지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