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급증 서울 서북권, ‘교통지옥’ 대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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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급증 서울 서북권, ‘교통지옥’ 대책 없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9.0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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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서울시청까지 출근시간 1시간 이상 걸려
2007년 발표된 ‘은평새길’ 지금까지 제자리 걸음
서울의 교통 정체.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은평구에서 5년째 전세를 살고 있다는 회사원 김동현씨(가명·37)는 최근 이사를 고려 중이다. 갈수록 출퇴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김씨는 “직장이 서울시청 인근으로 그리 멀지 않지만 오전 일찍 나서지 않으면 출근길이 고달프다”며 “퇴근길 역시 마찬가지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는 시간만 하루에 2시간에서 3시간에 달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뉴타운 1호인 서울 은평뉴타운 주민들은 극에 달한 교통혼잡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은평뉴타운과 인근 고양 삼송·지축지구, 원흥보금자리 주택지구 등의 입주로 인구가 빠르게 늘었으나 교통환경 변한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김씨가 통일로 또는 자하문로를 이용, 집에서 약 12km 거리인 회사까지 통상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간선도로의 평균(시속 27.1km)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서대문구와 마포구 등 서북부권 주민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교통혼잡이 더 심각해질 거라는 점이다. 이미 은평뉴타운을 비롯해 경기 고양 삼송·원흥·향동 등에 주택 공급이 11만4898가구나 증가한 상황에서 창릉신도시(약 3만8000가구) 개발까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평구 내 총 28곳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있다. 앞으로 입주가 시작되면 출퇴근 차량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난은 애초 시에서 은평뉴타운 개발계획을 발표한 2007년부터 지적됐던 문제다. 

당시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은평구 불광동 통일로에서 종로구 부암동 자하문길을 잇는 왕복 4차로, 길이 5.78㎞ 도로인 은평새길(제2통일로)이 발표됐다. 은평새길을 건설하면 통일로 교통량이 최대 26% 정도 감소하고 통행 속도도 약 34%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산국립공원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에 종로구와의 이해 대립 등으로 1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은평새길이 생기면 도심 접근도로인 자하문길에 교통혼잡이 야기된다는 이유로 종로구 주민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북부권의 교통대란이 빨리 해결하지 않는다면 시가 약속한 지역균형발전이나 주민 삶의 질 향상은 요원해질 것”이라며 “교통영향평가를 미흡하게 한 국토교통부에도 일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구 주민을 설득해 은평새길 사업을 추진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 대신 현재 강북지역 도로 네트워크 연결 종합진단 및 개선에 대해 용역사업을 추진 중으로 결과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지만 추진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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