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구만리’ 해외수주…300억 달러 달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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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구만리’ 해외수주…300억 달러 달성 불투명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9.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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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유가회복·대외 불확실성 확대·선별 수주 등 영향
주력시장 중동·아시아서 부진…현대·GS만 실적 상향
이라크 알포 신항만 공사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이라크 알포 신항만 공사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건설사들이 겹규제로 국내 주택 사업이 위축되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해외 수주 기대감이 컸지만, 대내외적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목표 수주액인 300억 달러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37억441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208억320만 달러 보다 34.1% 감소했다.

이같은 부진은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수주 규모가 쪼그라든데서 기인한다.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의 오랜 텃밭이었지만 현재 수주액은 42억1037만 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기(68억9187만 달러) 대비 38.9% 급감했다. 올해 수주 건수는 36건으로 전년 동기 30건보다 앞서고 있지만 대형 프로젝트가 많지 않아 수주금액은 줄어들었다.

아시아 지역도 이날 기준 총 69억1925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머물러 전년 118억9459만 달러보다 41.8% 내려 앉았다. 아시아 지역의 수주건수는 270건으로 전년(279건)과 비슷하지만 수주금액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태평양·북미, 유럽 지역만 수주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8%(6723만 달러), 4.6배(14억3757만 달러) 늘어났을 뿐, 아프리카와 중남기도 1년 전보다 각각 46.4%(3억1085만 달러), 90.7%(6억3591만 달러) 감소했다.

해외수주 부진은 업체별 수주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상위 10개 건설사 중 2개사를 제외하고는 전년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보다 해외수주 실적이 개선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에 그친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며 선두를 선점하고 있다. 이날 기준 31억8311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8억4813만 달러보다 3.8배 더 일감을 확보했다. GS건설도 전년 8억35만 달러보다 2.3배 늘어난 18억1427만 달러 상당을 수주하며 해외 수주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이 외 건설사들은 수주고를 겪고 있다. 삼성물산(-41.7%)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31.4%), 대우건설(-42.2%), 쌍용건설(-52.2%), 삼성엔지니어링(-95.3%), 포스코건설(-81.4%) 등은 수주 규모가 줄면서 수주 실적이 전년만 못하다. 다만 대우건설은 최근 이라크 항만청에서 7035만 달러 규모의 도로공사를 수주했으며 연내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 7호기 공사와 모잠비크 LNG 플랜트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해외 수주 부진의 배경으로 더딘 유가 회복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10억 달러 단위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 계속 수주돼야 3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목표 실현은 쉽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주력 시장은 중동과 아시아인데 지지부진한 유가 회복과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해외 수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국가들도 탈석유 움직임을 보여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플랜트 발주 물량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는 양상을 보이는데다, 최근 에너지 패러다임도 재생에너지, 청정가스 쪽으로 전환돼 수주 기회 위축 요인이 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과거 저가 수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본 전례로 인해 건설사들이 양질의 사업을 선별 수주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도 수주가 줄어든 영향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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