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3분기 경기 부진 전망…원료價 인하 등 악재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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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3분기 경기 부진 전망…원료價 인하 등 악재 산재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9.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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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의존도 높은 국가 모두 불확실성 증가…중국, 미국, 홍콩, 일본 등
미국과 중국 경기 둔화도 국내 수출 부문에 악재로 작용
국제유가, 철광석 등 원료가 급락, 내수경제에 악영향
해상에서 원유를 뽑는 해상 유전. 사진=연합뉴스 제공
바다에서 원유를 뽑는 해상 유전.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한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와 흑자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흑자를 기록해도 수출과 수입이 같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4월 7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 경제는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로 3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 주도인 한국경제 특성상 최근 원 달러 환율의 약세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감소로 경상수지 흑자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고용 호조 등에 힘입어 소비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미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중국 다음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 지역은 수출 감소와 제조업 부진 등으로 여전히 성장률이 둔화한 상태고, 중국도 최근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수출과 투자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수출국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 부진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국제유가와 철광석 등 주요 원료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부 국내 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 美中 경기둔화, 한국 수출 우려 커져

한국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영향은 막중하다. 지난해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은 1621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727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주요 수출국이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120개월 이상 확장 국면을 보이며 역사상 가장 긴 확장을 기록했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이후 확장 강도 둔화 흐름이 역력하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단행한 감세 정책 효과도 대부분 소멸해 더 이상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기 역시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다 최근 급격히 둔화한 양상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로 낮아졌으며 4분기는 5.7%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버텼지만, 미국과의 무역갈등, 글로벌 무역 모멘텀 약화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460억달러 수출로 한국 수출 규모 4위를 차지한 홍콩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305억달러 수출이 이뤄진 일본 역시 양국 관계 악화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추이. 표=블룸버그, 한국은행 제공
국제유가 추이. 표=블룸버그, 한국은행 제공

 ▲ 국제유가·철광석 가격 급락…내수·수출 모두 악영향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의 하락은 국내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국제유가는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1.16달러) 내린 53.94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전일 대비 배럴당 0.68%(0.4달러) 하락한 58.26달러에 거래됐다. 또 다른 주요 수입 원료인 철광석 역시 한때 t당 12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3분기 들어 급락을 거듭하며 83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들 원료 수입가격의 급락은 3분기 국내 기업 실적 악화에 기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화학 업계는 원유 재고손실이 확대되고, 철광석 가격이 한 분기 늦게 반영되는 철강업계 역시 지난 분기 오른 철광석 가격을 제품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 역시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단가 하락이 이어지고, 철강제품도 가격인상 반영이 아닌 하락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 약세로 그나마 단가 하락을 상쇄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면키 힘든 국면이다.

 
이러한 주요국의 불확실성 확대는 산업계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 등 전반적인 잠재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이클은 평소 산업별 주기적 사이클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모습”이라며 “대내외적 악재가 산재해 정부의 부양 노력에도 쉽사리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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