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놓고 ‘엇박자’…불확실성 높아지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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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놓고 ‘엇박자’…불확실성 높아지는 부동산 시장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9.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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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의지 강한 국토부에 신중론 내비친 기재부
청약시장에 과도한 수요 집중·신축단지 풍선효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기 등을 놓고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말이 엇갈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시기, 적용 지역 등이 아직 불투명해 향후 신규 공급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제도 시행 전부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두고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발표 당시 10월 초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사실상 이견을 제기한 셈이어서 향후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이같은 정책 불확실성 지속에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앞당기는 ‘밀어내기 분양’은 계속 이어지고 청약 가점이 낮거나 공급 축소를 우려한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에만 43개 단지, 총 2만8410가구 중 2만2201가구가 일반 분양을 준비 중으로 작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지난 7월 기준 서울에서만 1만9679명 늘어나 전달의 2.84배 확대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에도 수요가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2-1구역을 재개발해 1945가구(일반분양 745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에는 개관 후 3일간 3만7000여명이나 방문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첫 분양에 나선 동작구 사당동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203.75대 1, 최고 경쟁률 1123대 1을 기록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기존 주택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신축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매섭다.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꺾였음에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반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반해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매매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비사업 추진 단지들이 분양가 상한제로 선분양을 고민하거나 사업 중단 또는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등 사업 시행시기를 놓고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주요 정비사업 조합들은 헌법 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고 오는 6일엔 정비사업 조합들이 연대해 대규모 집회도 열 계획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를 한다, 안한다’ 이견을 표출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일관되고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것이라면 의사결정을 빨리 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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