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재계약 시즌, 편의점 간판 교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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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재계약 시즌, 편의점 간판 교체 쟁탈전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9.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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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거나·이동하거나·폐점… 출점제한 돌파구로 작용
성장 가능성 높은 CU·GS25로 이동 가능성 ↑
편의점 GS25 동여의도점. 사진=임유정 기자
편의점 GS25 동여의도점. 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편의점 업계 재계약 시즌이 돌아오면서 가맹점포를 타사에 뺏기고 뺏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출점 제한으로 점포 확장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탈출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계약은 5년을 주기로 진행된다. 이 시즌을 기점으로 가맹점주는 매출과 복지 등 다양한 요인을 따져 남거나 혹은 타사로 이동하거나 아예 폐점을 하는 등 선택의 기로에 선다.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경우 합리적으로 이탈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8월을 기준으로 △CU가 1만3582개 △GS25가 1만3424개 △세븐일레븐이 9736개 △이마트24가 4078개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가맹 사업의 경우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사업의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점포 수 확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수익과도 직결된다. 

편의점은 지난 2014년 이후 우후죽순 들어섰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엔 1241개 매장이 새로 생겼고, 이듬해엔 3348개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또 2016년엔 4614개가 또 추가됐으며, 2017년엔 5307개가 문을 열었다. 그사이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기준 4만2071개가 됐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올해부터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협약이 적용되면서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지역의 경우 새로운 점포를 내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배권 소매점 출점 기준을 강화했고, 국내 편의점 가맹본부 6곳은 지난해 담배 판매건 거리제한(100m)를 기준으로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을 맺었다. 담배는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편의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공정위의 근접 출점 금지 규정 마련 이후 편의점업계의 출점 속도는 올해 들어 급감했다.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인 CU의 상반기 점포 순증 수는 367개로, 규제 이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GS25도 규제 전 대비 4분의 1 수준인 263개 순증에 그쳤다. 이마트24역시 지난해 분기 당 300여개에 달했던 순증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171개로 떨어졌고, 2분기 200개에 머물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재계약 시즌이 업계 순위 상관없이 이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후발주자는 점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며, 점포 수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업계 1·2위 역시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관측이다. 올해 상반기에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업체가 앞다퉈 가맹점주를 위한 복지 정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는 업계 쌍두마차격인 CU와 GS25의 가맹점주 혜택과 성장률을 감안해 이들 두 개 업체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편의점 빅2를 운영중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양사 모두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란히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조516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2% 증가한 610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 역시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전년 동기대비 38.1% 증가한 77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2조3077억원으로 4.9% 늘었다. 이들 두 업체는 최근들어 가맹점의 수익 배분율 조정을 단행하는 등 상생방안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계약 시즌의 관건은 주식회사로서 가맹본부가 영업이익률을 어떻게 보존하면서 가맹점에게 혜택을 줄 것인가와 해외시장에서 누가 성공할 것인가가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상권의 핵심 점포의 경우 임차권이 점주에게 있고 매출이 확인된 점포라면 수익배분을 최대 8:2에서 9:1까지도 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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