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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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9.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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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백악관 보좌관 "지소미아 사태로 한미동맹 위험으로 가고 있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미동맹이 위험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직접적인 경고음이 미국에서 울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동아태담당 선임보좌관은 “지금은 한미동맹이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와일더 전 보좌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대담 방송에 출연해 한미동맹과 관련, “지소미아 사태로 한미동맹이 아직 위험 수준일 정도로 심각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처리해야 할 복잡할 문제가 산적해 있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며 “지금은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경고 신호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한미동맹은 분명히 같은 페이지에 있지 않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란 유독 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의 특성을 빗댄 말로 ‘위험의 전조 증상’을 뜻한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또 “지소미아는 미국이 수년간 힘들게 노력해서 한일이 체결하도록 한 협정”이라며 “미국엔 상징적으로나 실제 운영 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협정을 한국 정부가 무심하게 내동댕이치는 데 미국은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일 3자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큰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은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한미동맹이 흐트러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북한은 외교적인 면에서 기쁠 것이라고 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동맹으로서 주한미군에 영향을 주는 조치를 하기 전에 사전 협의를 기대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가 우리 동맹에 헌신하는지, 앞으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조치를 할지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인 압박에 굴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내에서는 한미동맹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고, 주한 미군기지 용지의 조기반환 요구까지 나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해 한미 동맹 균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아무리 동맹 관계여도 대한민국의 이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우선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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