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등 돌린 여권...유시민 “촛불집회 뒤 한국당 패거리 손길 어른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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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에 등 돌린 여권...유시민 “촛불집회 뒤 한국당 패거리 손길 어른어른”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8.2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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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촛불과 같았는데 서울대 집회 참가자 마스크 착용 문제삼아
"조국 혐의 전무" 잘난 영웅의 몰락에 쾌락 느끼는 대중심리 폄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여당과 검찰간 대치전선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권의 핵심리더 중 한 명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저질 스릴러”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촛불집회를 두고는 자유한국당의 사주를 받은 정치집회라는 주장을 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과 이에 공감하는 대중을 향해서도 “집단 창작”이라고 비하했다. 여권 지지자들은 유 이사장의 주장에 환호하며 조 후보자 사태를 진영대결로 몰아가고 있지만 갈수록 민심에서 멀어지며 그들만의 집단사고에 깊이 매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집회에 “순수? 마스크로 얼굴 왜 가리나”

유 이사장은 29일 오전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대해 “의사표현이야 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조 후보자나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나. 그런데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를 하나”라고 했다. 이어 “뒤에서 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얼마나 모이나 구경하러 온 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은 2016년 정유라 부정입학 사태 당시 촛불시위를 벌였던 이화여대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른 시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유 이사장은 이제서야 마스크 착용을 문제삼은 것.

▮언론 비판을 명문대 출신 기자들 시기심으로 비하

유 이사장은 언론에서 이어지고 있는 비판성 보도도 지적했다. 그는 “조 후보자만큼 모든 걸 가질 수 없었던 소위 명문대 출신의 기자들이 분기탱천(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격렬하게 북받쳐 오름)했다”며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대본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집단창작”이라고 했다. 이어 “(기득권에 도전한) 조 후보자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탄로 난 것, 그렇게까지 훌륭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조국은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 뒤에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조 후보자 사태를 두고 ‘그리스 고전 비극’의 구조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후보자는 본인이 훌륭하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했다”며 “그런데 대개 그리스 고전 비극은 가족의 문제와 얽혀서 운명적인 파국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딸이 이상한 방법으로 고등학교를 갔다고, 가족펀드로 돈을 후려쳤다는 보도가 나오니까 그리스 고전 비극 영웅의 몰락, 잘나가는 사람의 몰락과 같은 구조를 주게됐다”며 “남이 당하는 불행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을 악당에 빗대며 “가족 인질로 잡는 저질 스릴러”

유 이사장은 전격 압수수색에 돌입한 검찰을 향해서도 ‘저질 스릴러’라며 작심 비판했다. 그는 “충정은 이해하나 심한 오버였다고 본다”며 “검증과 관련된 문제제기 중에 단 하나라도 조 후보자가 심각한 도덕적 비난을 받거나 법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일은 한 개도 없다”고 했다. 이어 “스릴러에서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할 때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라며 “저질 스릴러로 국면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與·지지자 ‘조국 구하기’ 이어가

유 이사장은 이날 조 후보자 사태에 대해 자신의 침묵을 지적하는 여론이 있어 작심하고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 내 대표적 논객인 유 이사장이 가세하면서 여권의 조 후보자 살리기는 더욱 기세를 떨칠 전망이다.

이날도 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는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대단히 이례적이고 매우 유감”이라며 “정보가 언론에 흘러나간 것과 같은 과거 검찰이 보여줬던 잘못된 행태가 이 과정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 아닌지 분명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이해찬 당대표가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라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캠페인 참여 독려를 촉구했던 소설가 공지영씨는 새로운 검색어 캠페인인 ‘정치검찰아웃’ 참여를 독려했다. 공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오후 3시는 #정치검찰아웃 이라고 한다”며 #정치검찰아웃 #가짜뉴스아웃 #조국_힘내세요 #대한민국_법무부장관_조국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한국·바른미래 “정권 비판 촛불은 나쁜 촛불이냐”

보수야당은 검찰과 대치전선을 형성한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촛불은 착한 촛불이지만, 비판하는 촛불은 나쁜 촛불이 된다. 전임 정권을 이 잡듯 수사하는 검찰은 정의의 검찰이지만, 현 정권의 부패를 수사하는 검찰은 기득권이 된다”며 “나를 힘들게 하면 적으로 만드는 문재인 정권식·민주당식 적폐 방정식”이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은 검찰이 아니라 고래 힘줄처럼 버티는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를 끝까지 감싸는 청와대와 민주당”이라며 “어처구니없는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윤 총장의 임명을 기를 쓰고 밀어붙이고 이제 와 자기들 말을 안 듣는다고 적폐 낙인을 찍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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