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 올 여름도 아이스크림 장사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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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업계, 올 여름도 아이스크림 장사 ‘폭망’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8.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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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지난해 이어 올해도 매출 ↓
주 소비층 감소·대체제 성장 등 복합적 영향… 자구책 마련 속도
서울의 한 편의점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사진=임유정 기자
서울의 한 편의점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여름철 간식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아이스크림 시장이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또 한 번 참패했다. 국내 대표 빙과업체 4사(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는 과거 ‘국민간식’으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나섰지만, 재기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2조184억원에 달하던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이듬해 2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조6322억원으로 3년 새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빙과업계에서는 올해 1조원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아이스크림은 여름철 인기 간식 상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A마트에 의하면 통상적으로 아이스크림 성수기에 해당하는 7~8월 전년 대비 빙과류 매출은 15% 하락했다. B편의점에서도 아이스크림 PB상품을 제외하고, 지난해 6~8월 대비 1.5% 떨어졌다. 이 같은 빙과시장 축소는 관련 업계의 매출에도 직격탄이 됐다. 대형 빙과 4사의 지난해 매출은 불과 2년 만에 40%나 급락했다. 

빙과류 시장 축소의 핵심 원인은 주소비층 감소에 있다. 아이스크림을 주로 소비하는 어린이 인구는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1~6월 전국 출생아 수는 15만 8524명으로 역대 최소 기록을 썼다. 올 2분기 출생아 수는 7만54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고, 지난 1분기 출생아 수 역시 8만37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4% 떨어졌다.

반값 할인이 상시화된 빙과시장의 유통구조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동네슈퍼 등이 사실상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 보니 빙과업체들은 저가 납품을 지속하고 있는데다가, 최대 80% 할인까지 내세운 아이스크림 전문 할인점까지 생겨나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커피와 같은 대체제 성장의 탓도 크다고 진단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인당 커피 소비량도 지난해 353잔으로 세계 1인당 커피 소비량 132잔 보다 3배 이상 많다고 내다봤다. RTD커피(컵커피) 시장 역시 오름세다. 롯데칠성음료는 RTD커피 시장 역시 2013년 약 40억원 규모에서 2017년 약 2150억원 규모로 연평균 170% 가량 크게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까지 더해지며 빙과류 매출 하락에 속도를 붙였다. 미국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은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벤앤제리스’도 10월 한국에 공식 진출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푸드 역시 미국의 유기농 아이스크림 ‘쓰리트윈즈’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데다가, 트렌드를 접목해 다양성을 띠는 편의점 PB아이스크림도 위협요소로 작용한다.

빙과업체 4사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사 인기제품의 라인업 강화가 대표적이다. 롯데제과는 월드콘을 활용 최대 4가지 맛으로 대폭 늘려 출시했고, 빙그레는 1인가구를 겨냥해 투게더 미니(300ml)제품을 선보였다. 또, 롯데푸드는 과일 맛의 델몬트 브랜드 아이스크림을 확대했으며, 해태제과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점점 크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부라보 소프트콘’을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매출이 지속하락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면서 “신제품 출시 역시 꾸준히 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매출이 높지 않아 마케팅을 치열하게 할 수 없고, 인지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인기 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 출시하는 쪽으로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는 현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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