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학생복사업 손 뗐지만 ‘명분’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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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학생복사업 손 뗐지만 ‘명분’ 약해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2.12.09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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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中企 시장...경제민주화 요구도 작용한 듯

[매일일보] SK네트웍스가 SK그룹의 모태인 학생복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1970년 사업에 뛰어든 지 42년, ‘스마트’ 학생복 사업개시 22년 만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30일 ‘스마트(SMART)’ 학생복 사업을 스마트 유통·협력업체 컨소시엄인 ‘스마트F&D’에 양도 완료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학생복 사업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적합하다는 여론과 대기업의 중소상생 실천을 강조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사업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교복시장에서는 스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는 중소기업들의 브랜드로 그동안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사업 분야에 진출해 중소기업들의 설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특히 스마트 학생복의 대기업 브랜드라는 점을 이용 다른 회사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에 판매됐다.

SK네트웍스가 학생복 사업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국내 학생복 시장은 스마트, 아이비클럽, 에리트베이직 등 3개 브랜드가 3500~4000억원대 시장을 20%대 초반의 점유율을 보이며 치열한 각축을 벌였으며, 뒤를 이어 스쿨룩스가 15%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SK네트웍스가 학생복 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향후 학생복 시장은 고스란히 중소기업들 간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가 학생복 시장에서 철수한 것을 두고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사업을 중소기업에 넘긴 것은 칭찬받아야 한다”면서도 “언젠가 그만둘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해부터 있어왔다. 다만 시점이 올해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 학생복이 교복시장에서 월등한 시장점유율을 보인 것도 아닌데다, 중소기업에 적합한 사업이라는 시장의 의견이 커짐에 따라 SK네트웍스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27조원이 넘는 전체 매출 대비 학생복 매출은 미미해 회사도 사업 양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제18대 대선후보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에 진출에 반대하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했을 경우 선거 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SK네트웍스가 사업을 중소기업에 양도한 것에 대한 평가가 칭찬 일색일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생존 터전을 침범하지 않는 것은 길게 보면 자신들에게도 유리한 것”이라며 “돈이 된다고 해서 모든 사업에 대기업이 뛰어들게 되면 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들로 인해 대기업의 발전도 더뎌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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