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WTO제소 카드도 곧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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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 WTO제소 카드도 곧 꺼낸다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8.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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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일본이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수출 관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하자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와 대규모 독도방어훈련에 이어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하는 카드도 곧 꺼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일본을 최대한 압박하는 한편 일본에게 퇴로도 열어준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날 일본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를 재검토하겠다는 제안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해 일본산 전략물자 수입 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에 나섰다. 지난 7월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폼목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이후 2차 보복 조치가 적용된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사실상 마지막 압박 카드로 WTO 제소를 서두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바로잡기 위해 WTO 제소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WTO에 제소하는 시점과 관련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대책위 간사는 본지에 "우리 정부에서도 현재 변호사팀, 실무자료 증거팀 등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정 정도 충분하다고 했을 때 (제소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실무적인 법리 검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대규모 독도방어훈련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단행하고, 오히려 미국 정부가 "한일 갈등 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상황에서 WTO 제소는 우리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외교적 카드다. 정부는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일본에 대한 최대 압박기조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이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두 번 언급하며 적대국가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강경론을 견지했다. 다만 그는 전날 이 총리가 지소미아 종료 시한(11월)까지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 결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제안을 다시 확인하며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 시행에 따른 경제적 대응으로 '자강'을 재강조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울산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정부는 △향후 3년 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R&D) 5조원 이상 투입 및 우선품목 100개 이상 선별 작업 연내 완료 △1조9200억 원 규모 연구개발 관련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3개 사업 면제 △산학연 연구협의체 운영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 통한 대체수입선 확보 노력 지속 등 자강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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