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29일 개최...김정은, 한미연합훈련 완전폐지 요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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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인민회의 29일 개최...김정은, 한미연합훈련 완전폐지 요구하나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8.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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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 2차회의 이례적 개최 '시정연설 대미 메시지' 주목
1차 시정연설서 "연말 협상시한" 못박아...이번엔 어떤 요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北 북미협상서 한미훈련 원천 제거 노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우리의 국회 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가 29일 평양에서 개최된다. 지난 4월 1차 회의에 이어 이례적으로 4개월만에 다시 소집되는 회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 시한 북미 협상'을 선언한 바 있어 이번에 나올 대미 메시지가 주목된다. 북미 양국은 지난 6월말 판문점 정상회동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정연설서 한미군사훈련 폐지요구 가능성

이번 시정연설 내용과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8일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최근 지도부 개편으로 북한이 사실상 외교·경제 병진정책을 공식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외교 측면에서는 북미 협상과 관련된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고, 경제 측면에서는 경제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내부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미 메시지에 있어 북미 간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중대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열린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새 해법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선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그간 북한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해온 한미훈련 종료를 요구할 가능이 제기된다. 북한의 연이은 고강도 대남 비난의 목적이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하는데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평화전략연구실 안제노·이수석 박사는 전날 발간한 ‘한미연합연습 종료 이후 남북관계’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남 강경태도에 대해 “차제에 모든 한미훈련 실시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아마도 북한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개최되면 한미훈련 중단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한미훈련을 축소하고 수위도 조절했지만 완전한 폐지를 원하는 북한은 이를 중요하게 보고 않는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미훈련의 완전한 폐지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라 김 위원장이 더욱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훈련을 두고 “완전한 돈 낭비”라고 평가하며, 축소된 형태로 진행한 최근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솔직히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미실무협상 앞두고 힘겨루기 가열

일단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요구사항을 분명히 할 경우 북미 실무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미간 기싸움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맡은 북미 파트너간 갈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의제 선점을 위한 북미간 힘겨루기일 수 있지만, ‘하노이 노딜’ 때와 같이 협상 과정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중심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대미 협상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김 부위원장을 대신해 리용호 외무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파트너가 된 것. 하지만 리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강렬한 거부감과 혐오를 드러낸 상태다. 리 외무상은 지난 23일 발표한 담화에서 폼페이오 ‘강력한 제재 유지’ 발언을 문제삼으며 “판단력이 결여된 훼방꾼이 분명하다”거나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의 불량국가적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맞받아쳤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 않으며 “나는 김 위원장이 나의 팀과 협력해 미국 국민들을 위한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그의 팀을 현장에 배치하기를 희망한다”고 해 협상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제건설 위해 金 10월 방중설도

한편 경제 분야에서 김 위원장이 경제총력전을 위해 중국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관심사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경제 재건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인 만큼 김 위원장의 10월 방중설이 제기되고 있다. 북중 양국 지도부는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에 이어 김 위원장의 10월 중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신중국 창건 기념일이자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10월 1일 국경절이 끝난 뒤 10월 6일 북중 수교기념일 즈음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네차례 방중했고, 시 주석도 지난 6월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14년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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