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문 닫는 편의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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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문 닫는 편의점 늘어난다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8.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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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여파·워라밸 문화 등 직접적 영향
해외여행수요 급증, 공정위 표준가맹계약서까지 ‘탄력’
편의점 GS25 동여의도점. 사진=임유정 기자
편의점 GS25 동여의도점. 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1년 365일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 업계가 올 추석을 기점으로 대폭 달라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과 해외여행 수요자 급증, 워라밸 등의 영향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다. 특히 지난 1월 공정위가 만든 명절 휴무 자율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가맹점주들의 운영 자율권이 대폭 확장된 모양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올 추석 1300여건의 휴무 신청을 받았고, GS25도 1000개 점포의 휴무가 결정됐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현재 명절 휴무를 원하는 가맹점주들을 위해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24 관계자의 따르면 명절 휴무 점포 비율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설 24%에서 올해 설 37%로 올라섰다.

그간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특정일에 휴무를 하기 위해서는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매출이 높은 점포와 위탁 점포의 경우에는 사실상 휴무가 쉽지 않았다. 휴무 가맹점은 지원금이 중단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올 추석을 기점으로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출에 대한 부담과 내수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문을 닫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는 점주들의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은 크게 올랐다. 최저임금 위원회는 지난달 2020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해온 만큼 소폭의 인상도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편의점은 그동안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피해주로 꼽혀왔다. 아르바이트생 임금에 대부분 최저시급을 적용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인상은 곧 점당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편의점 본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 차원에서 점주들에게 상생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기도 하다. BGF리테일은 연 900억원, GS리테일은 1000억원, 세븐일레븐은 43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워라밸 문화’ 역시 연휴기간 편의점 문을 닫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일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쉴 때는 확실히 문을 닫고 쉬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빚어낸 결과인 셈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5대 편의점(서울의 출점 수 기준) 총 951명의 편의점주의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명절 당일 자율영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가는 수요자가 몇 년 사이 대폭 늘어난 것 역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설 연휴인 2월 1~7일에 총 142만 60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빨간 날을 활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수요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세는 지속·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지난 1월 표준가맹계약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공정위 표준가맹계약서는 편의점주의 영업시간 단축 허용 요건을 완화했다. 가맹점주의 인간다움 삶과 휴식권 보장차원에서 가맹점주가 명절 당일 직계가족의 경조사 영업단축 요청 시 가맹본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용하도록 명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공정위가 만든 표준가맹계약서가 권고 사항에 불가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맹점의 수익만큼 권익보호가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앞으로 명절 휴무 자율화제도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청자수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휴무를 결정할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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