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 ‘컨소시엄’ 갈등… 건설사들이 불 지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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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컨소시엄’ 갈등… 건설사들이 불 지폈나?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8.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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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공 약속하더니… 지난달 분위기 달라져
건설사 OS요원 “컨소 어때”… 불안감 부추겨
건설사들의 담합을 의심하는 글이 조합원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사진=조합원 커뮤니티 갈무리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갈현1구역 일부 조합원이 시공사 입찰 참가 건설사들이 ‘나눠 먹기’ 담합을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해당 건설사들은 ‘억측’이라며 일축했으나 조합원과 건설사 간 불신의 골이 깊어 이번 사태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복수의 조합원에 따르면 조합과 조합원들의 공동도급(컨소시엄)을 둘러싼 갈등에 불을 붙인 건 현재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설사 홍보요원(OS요원)이다. 이들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단독 입찰을 강조하며 사전 홍보 활동을 했다. 

조합원들이 입주 후 하자보수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건설사끼리 대립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으며 단일 시공과 비교해 관리 인력을 중복으로 투입하는 등 조합 비용이 늘어 공사비가 상승할 수 있어 줄곧 컨소시엄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초 유력한 수주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중 2곳의 건설사 OS요원들이 컨소시엄의 장점을 설명하고는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이윽고 이달 20일 조합은 시공자 입찰공고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불안감을 느낀 일부 조합원이 이틀 후 ‘컨소시엄 불가’ 결의서를 작성,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컨소시엄 불가 조항이 제한 입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조합의 해명에도 조합원들은 건설사 간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조합원은 “건설사 OS요원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조합원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견본 주택 투어, 식사 접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며 “심지어 ‘단독 시공능력 없다’, ‘재무 구조 형편없다’, ‘토착 왜구’라며 노골적인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과열 양상을 보이던 물밑 홍보전이 지난달 갑자기 식어버렸다”며 “주민보다 더 많이 눈에 띄던 OS요원의 수가 줄었고 비방전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단독 입찰에 대한 말이 쏙 들어갔다. 대신 ‘컨소시엄을 해야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말을 되풀이한다”고 설명했다. 

담합 의혹이 제기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억측이다”면서 “조합의 입찰방식 선정에 개입하거나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에 대해 논의한 적 없다. OS요원들이 현장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도 본사에서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갈현1구역은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일대(약 23만9000㎡)에 지하 6층∼지상 22층 39개 동 총 411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사업지다. 예상 사업비만 9000여 억원에 달해 강북권 ‘최대어’로 꼽힌다.

조합은 오는 26일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고 입찰참여 의향서를 받는다. 입찰보증금 1000억원 중 5억원을 낸 건설업체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다. 나머지 현금 595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은 입찰제안서 마감까지 모두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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