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와 약속 깨고 초대형방사포 발사...SLBM 카드도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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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와 약속 깨고 초대형방사포 발사...SLBM 카드도 만지작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8.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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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난항에 “3년 전 오늘 SLBM 발사 성공” 위협
남한 전역 사정권 둔 신형방사포 최초 개발 성공한 듯
북한이 지난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북한은 25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두 발의 발사체가 신형 초대형 방사포(다연장 로켓)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를 직접 참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북미 간 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에서 이견이 해소되지 않자 다시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신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를 언급해 미국에 위협이 되는 SLBM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北, 남한 전역 사정권 방사포 최초 개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며 “시험사격을 통해 초대형 방사포 무기 체계의 모든 전술기술적 특성들이 계획된 지표들에 정확히 도달했다는 것을 검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국방과학 기술자들과 군수공업부문 노동계급은 나라의 국방력 강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 식 초대형 방사포를 연구개발해내는 전례 없는 기적을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식’의 ‘전례 없는 기적’이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중국의 400㎜급 방사포보다 대구경의 방사포를 개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도 이번 방사포가 북한이 최초 개발한 무기 체계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지도를 마친 뒤 “정말 대단한 무기다. 우리의 젊은 국방과학자들이 한 번 본 적도 없는 무기 체계를 순전히 자기 머리로 착상하고 설계해 단번에 성공시켰는데 총명하다. 큰일을 해냈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앞서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의 경우 최대 마하 6.9의 속도로 고도 30∼35km에서 220∼250km를 비행해 중국의 400㎜급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초대형 방사포는 고도 97㎞에서 약 380여㎞를 비행했다. 최고속도는 마하 6.5이었다. 고도를 더 낮춰 발사할 경우 비행거리가 400㎞를 넘어가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요격 회피용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이 초대형 방사포를 섞어 발사하면 한미가 대응하기 더욱 힘들어진다.

❚북미 협상 재개 난항...SLBM 발사하나

북한은 한미훈련을 핑계로 최근 몇 달 간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북한판 에이태킴스 지대지 전술미사일, 소형화된 탄도미사일로 평가받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신형무기 개발에 열중해왔다. 이를 두고 그동안 미루어둔 신형무기 테스트를 북미 협상 재개 이전 마치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훈련이 끝나면 신무기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 약속을 깨고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고, 그 자리에서 “적대 세력들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과 압박공세를 단호히 제압분쇄할 우리 식의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계속 힘있게 다그쳐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신무기 시험발사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8월24일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좋은 날”이라며 “3년 전 바로 오늘 우리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전략잠수함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서도 성공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SLBM 발사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현재 북미 협상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에도 북한은 적극 호응하지 않은 채 미국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2일 자신의 협상 파트너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족제비 꼬리털) 못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데올데 없는 미국외교의 독초”라고 독설을 퍼붓기까지 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겠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직후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이미 미국 측에 알아들을 만큼 설명도 했고, 최대의 인내심을 베풀어 시간도 줬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협상팀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북미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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