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적 미비가 방통위 패소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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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적 미비가 방통위 패소 불렀나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8.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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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글로벌 콘텐츠사업자와 규제당국 간 최초의 재판으로 관심을 받았던 이른바 ‘세기의 재판’에서 법원은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쟁점인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방통위의 페이스북에 대한 처분 이유인 ‘이용자 권익 침해 판단’이 과도하다고 봤다.

앞서 지난해 3월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SK브로드밴드 및 LG유플러스 망을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려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게 했다며 이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페이스북은 5월 방통위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지난달 25일 판결이 나오기로 예정됐지만 한 차례 연기한 법원은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그간 방통위의 페이스북 제재는 통신사가 아닌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 망 유지 책임을 매긴 세계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페이스북이 일부러 속도를 떨어뜨렸다고 보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방통위가 주장한 ‘이용의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원고의 접속경로 변경으로 인터넷 응답속도의 저하, 인터넷망의 불안정성 증가, 병목현상 등이 발생해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이 지연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을 침해했다고 규정한 ‘이용자 제한’ 명확히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논리는 현행법에 명시된 ‘이용 제한’의 내용과 방식을 포괄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서비스의 품질 저하’까지 이용 제한에 포함시켜 규제하는 것 법의 취지에 어긋나다고 봤다.

재판부는 추가적인 입법을 통해 명확한 제재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봤다.

또 재판부는 방통위의 행정처분을 취소한 이유로 “이용자 이익 침해가 일어났다는 사실로 징계를 하려면 이익침해 사실을 ‘객관적실증적’ 근거에 따라 결정해했어야 했지만 방통위가 제시한 근거는 객관적실증적 근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방통위에게 증명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방통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교하지 못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처분을 내린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법적 미비점이 있다면 방통위 주도로 추가 입법을 통해 국내외 사업자에게 모두 공정한 제도, 규제정의가 실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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