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타트업 대표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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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타트업 대표의 자격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8.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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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분류된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이사가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불러왔다. 이와 함께 사업 초기 성장에 기여한 지역 파트너들을 내치며, 파트너사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스타트업으로, 해당 시장에서 기업 규모 기준 1위다.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11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기업에 선정됐다. 선정기준은 △시장성 △성장성 △혁신성 등이다. 

예비유니콘에 선정돼 성장성을 인정받았지만, 메쉬코리아는 큰 뇌관을 가지고 있다. 유 대표의 학력위조 사건이다. 미국 콜롬비아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 딜로이트 본사에서 2년간 근무했으며, 콜롬비아대학 MBA에도 재학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 대표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창업 초기 늦은 나이로 졸업한 상황에 발생한 자격지심에 학력 및 경력을 부풀렸다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학력위조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과문 말미에 적힌 멘트에는 의구심을 만들기 충분하다. ‘사업성과로 평생 갚아 나가겠습니다’라는 문구다. 그간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기여한 지점장들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배달 시장의 성장세에 함께 발맞추지 않고 유지만 하며, 퀄리티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전 송파지점장은 메쉬코리아가 배달대행 시장에 진출할 당시 첫 지점이었다. 메쉬코리아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각 지역의 배달대행 업체와 계약하는 형태로 운영해왔다. 지역 업체들은 메쉬코리아와 파트너로 일하며,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기존 영업망도 더욱 확대했다. 해당 지점장들은 사업 초기 건당 약 1000원의 배달 수수료를 받았지만, 회사와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낮췄다. 

이중 전 송파지점장은 메쉬코리아의 1호 지점장으로 알려졌다. 그간 투자유치의 선봉장 역할까지 맡았다. 해당 지점장에 따르면 이들은 현대자동차, 네이버, SK네트웍스 등 대기업군의 투자유치에 직접 관여했다. 스타트업의 성장성은 각종 투자유치를 통해 인정받기 때문에 지점장들은 회사 성장과 사업성과의 주역이라는 뜻이다. 

파트너사와의 계약서에는 유 대표의 사인이 포함됐다. 사실상 모든 과정은 대표의 최종 결정에 따른 상황이다. 회사 성장의 1등 공신을 내치는 점에 대표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뜻이다. 물론 공신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덕목은 아니다. 다만 이들의 공로를 성장정체라는 단순한 이유로 내치는 것은 파트너의 덕목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는 문구도 존재한다. 직원과 파트너를 통해 성장한 업체에게는 후자가 더욱 적절하다. 사람이 만든 자리에서 학력을 위조했을 뿐 아니라 일방적인 파트너 계약해지는 기업 대표 자격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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