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반격]장기화 우려에 일본 기업 피해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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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의 반격]장기화 우려에 일본 기업 피해도 커진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08.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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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한국이라는 대형 거래처 잃을 수 있다는 우려 확산
제3국 통한 우회 한국수출 및 한국생산시설 증산 검토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일본 기업의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 아베 정부가 수출 규제를 통해 한국 기업에 피해를 주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일본 기업의 피해가 점차 커지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 주변에서는 이번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수출에 의존했던 일본 기업에게 핵심 판로가 막힌 꼴”이라며 “한국 수출 일본 기업으로서는 다른 수출 판로를 찾거나 아니면 제3의 경로를 통해 한국 기업에 기존 제품을 납품하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입장에서 기존의 수출 판로가 아닌 새로운 판로를 만드는 것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이 한국에 직접 수출하지 않고, 제3국을 우회해 한국 기업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모리타화학공업은 중국 상하이와 장자에 대규모 에칭가스 생산시설을 활용해 한국 수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타화학공업은 그간 중국 공장에서 저순도 에칭가스를 생산해 일본 공장에서 순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올 하반기 중국 공장증설을 완공하면 현지에서도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한국으로 출하하거나 삼성전자 중국 공장에 납품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케미파는 에칭가스 전량을 한국에 수출하며 의존도가 높은 만큼, 거래처 유지를 위한 해외 공장 증산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중 인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중국 저장성 등에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구상이다.

일부 일본 기업은 직접 한국 생산시설에서의 증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오카공업은 한국 생산시설에서 포토 레지스트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인천 송도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최첨단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 일부를 생산해 한국 기업에 납품해 왔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 증산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일본이 3대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한 점도 이같은 일본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 7일에 이어 지난 19일 또 다시 포토레지스트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발빠르게 일본의 수출 규제 핵심 품목의 공급처 다변화·국산화에 나서자 일본 기업이 한국이라는 대형 거래처를 상실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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