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교수, 조국 딸 '입시용' 논문 시인 "유학 아닌 고대 가서 실망"
상태바
단국대 교수, 조국 딸 '입시용' 논문 시인 "유학 아닌 고대 가서 실망"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8.21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씨 해외대학 가는 데 도움 될 거라고 생각...국내 대학 갔다니 실망했다"
"고교 졸업 후 논문 나오면 대학교 지원 때 소용 없어 국내 저널로 돌린 것"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한영외고 재학시절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가 21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논문이 조씨의 입시용 논문이라고 시인했다. 다만 그는 유학이 아닌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진학에 사용된 것을 알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학문적 성과도 포기하고 조씨의 입시 날짜에 맞추기 위해 해외 학술지가 아닌  국내 학술지에 서둘러 등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 후보자는 논문 덕에 자신의 딸이 부정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맞춰 조 후보자의 딸의 고려대 학위를 취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을 폐쇄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장 교수는 논문의 저자 등재와 관련해 "조 후보자 딸 조씨가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제1저자로 하게 됐다"며 "그런데 나중에 조씨가 고대에 갔다고 해서 내가 상당히 실망했다. '거기 갈 거면 뭐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엉뚱하게 무슨 의학전문대학원에 논문 경력을 썼더라. 합격하고 싶어서 썼겠다고 이해는 되지만 실망이다"라고도 했다. 

장 교수는 해당 논문이 입시용으로 제출될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조씨가 단국대에 와서 2주간 일을 했는데 외국대학 가는 데 써먹어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고등학교에 졸업한 다음에 논문이 나오면 대학교 어플라이(지원)할 때 소용이 없다"며 "그래서 할 수 없이 빨리 싣는 쪽을 택해서 국내 저널로 한 것이다. 그래서 논문이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은 면이 있다"고 했다. 조씨의 해외대학 입학을 위해 원래 외국 저널에 실으려던 논문을 국내저널로 돌렸다는 것이다.

해당 논문은 당초 알려졌던 대로 교수 개인 논문이 아니라 준정부기관으로 구분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도 장 교수는 조씨의 대학 진학이라는 개인적 목적 달성을 위해 논문 게재지까지 바꾼 셈이다. 

특히 해당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지원 연구라 조씨가 주연구원 자격 자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는 논문은 연구교수, 객원교수, 박사후연구원만 가능하고, 학생 연구원이라 하더라도 학사, 석사,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이거나 수료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조씨의 경우 해당 논문이 작성됐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조씨가 논문을 영어로 작성하는 가장 큰 기여를 해 제1저자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영어가 잘못돼 논문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이 기여도를 100% 했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저자들 중에서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며 "나중에 서브 미션(보조 임무)을 도와준 사람을 제1저자로 하면 그게 더 윤리 위반아니냐"고 했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을 연구논문 제1저자로 올리는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거나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지겠다"고 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는 장 교수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