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조선 3사, 대내외 악재에도 파업 수순…‘하투’ 본격화
상태바
車·조선 3사, 대내외 악재에도 파업 수순…‘하투’ 본격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8.21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GM 노조, 부분파업…조선 3사, 금속노조 총 파업에 이어 상경투쟁 예고
반면, 현대차·기아차 노조, 각종 악재 고려해 파업 대신 임단협 교섭에 집중
지난 5월 30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30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 노조가 결국 파업 수순을 밟는다. 경제 불황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쳤지만,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파업을 올해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다. 이어 오는 22일 5차 중앙쟁의대책회의를 열어 추가 파업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 요구안에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격려금 650만원 지급에 더해 지난해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한 임직원 복리후생 관련 사안의 원상 복구 등이 담겼다. 반면, 사측은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 과도한 임금 인상 및 복리후생 원상회복 등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노사갈등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후유증이 아직 남은 상태에서 노조가 무리한 파업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GM은 2017년 1~7월 내수시장에서 8만3510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나, 올해 1~7월 판매량은 4만2352대에 불과했다. 무려 2년 만에 내수 판매량이 반토막 난 셈이다. 수출 물량도 줄면서 생산량은 같은 기간 32만626대에서 26만3133대로 감소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조선 3사가 모두 파업에 나선 모양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다. 현대중공업 노조 전체 조합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다. 오후 3시부터는 울산 태화강역 앞에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주최 집회에도 참여한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반대하고 있다. 또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은 하청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는 오는 28일 7시간 파업을 하고 상경 투쟁도 강행할 방침이다. 해당 투쟁에는 현대중공업외에도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함께 한다. 이들은 공동으로 조선사업장 현안과 요구에 대해 발표하고 총파업 공동투쟁을 결의하며, 대규모 상경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는 오는 22일 오전 9시 서울 상일동 삼성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앞에서 상경 집회를 연다. 이번 상경 투쟁에는 100여명 규모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기본급 6.1%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경영 적자 등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파업을 최대한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열리는 금속노조 총 파업에 노조 대의원과 집행 간부로 구성된 630명 규모의 확대 간부만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악재로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파업보다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7일까지 사측과 집중 교섭을 통해 추석 전인 9월 초까지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노조 역시 현대차 노조와 비슷한 이유로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노조는 오는 26일까지 사측과 올해 단체교섭에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불참으로 금속노조 총파업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대내외 악재에서도 한국GM과 조선 3사가 하투에 나선 상황이라 임금협상 및 회사의 물적분할 등을 둘러싼 노사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