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아시아나항공도 눈독 들이는 KCGI, 인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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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아시아나항공도 눈독 들이는 KCGI, 인수 가능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8.2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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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 벌이던 KCGI,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출사표
SI와 컨소시엄 구성 방침…가장 중요한 인수자금 조달은 미지수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오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GI는 한진칼 2대 주주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 항공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강 대표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투자 설명서를 받아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구성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전략적투자자(SI)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KCGI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배경은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 차원이다. 강 대표는 국내 항공업 전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양대 항공사 오너들이 경영을 잘못한데다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모두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이 3조201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0.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015억원 발생했다. 당기순손실도 3808억원 발생해 작년 2분기(2755억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영업손실이 1241억원으로 작년 2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조7454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됐고, 당기순손실도 2024억원으로 규모가 더 커졌다.

강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노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두 회사의 출혈경쟁을 막고, 이들 기업의 재무개선이나 리스크 관리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CGI는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의 지분 15.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따라서 KCGI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양대 항공사는 물론이고 국내 항공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하지만 업계에선 KCGI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인수자금 마련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KCGI는 SI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단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주주행동주의 펀드와 대기업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선 KCGI가 최근 한진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수세에 몰리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KCGI는 지난 6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4.3% 취득 후, 한진칼 주가가 30% 가까이 급락하며 계획이 꼬인 상태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경우 KCGI는 경영권 분쟁에서 판정패 할 가능성이 높다.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손을 들어주면 조 회장 측 지분(34.06%)은 KCGI 지분(15.98%)과 무려 18%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인 만큼, KCGI가 추가 투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엔 지분 격차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KCGI가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할 SI를 찾아 인수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할 정도의 자본력을 갖춘 기업이 KCGI와 손을 잡을 지 미지수”라면서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현실성이 낮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전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지난달 25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을 통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1.0%)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다음달 초까지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인수 협상 대상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리는 예비입찰을 마친 뒤, 이르면 오는 10~11월 본입찰을 진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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