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온도차…은행권 “성실히 대처”, 증권사 “논란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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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 온도차…은행권 “성실히 대처”, 증권사 “논란과 무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08.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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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DLF 불완전 판매’에 혼비백산…금감원 이번주 합동검사 추진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홍석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약 8000어원어치의 원금 손실을 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 판매처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을 대상으로 합동검사를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해당 은행권은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인 반면,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며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이 중 미국·영국의 CMS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7월 말 6958억원 수준이다. 판매잔액 중 5973억원(85.8%)이 손실구간에 들었다. 만기(2019년 492억원, 2020년 6141억원, 2022년 325억원)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마이너스 3354억원,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이다. 하나은행은 이 상품을 지난해 9월말부터 판매했다. 상품 만기가 1년 또는 1년 6개월이라 일부 상품은 다음달 만기가 도래한다. 

우리은행이 주로 판매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금리 하락 폭이 크고 만기도 4~6개월로 짧아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 이미 1266억원의 판매잔액 모두가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현재 금리가 만기(오는 9월∼11월)까지 유지된다면 예상 손실 금액은 마이너스 120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르면 내달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 상품과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 건을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지난 16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분쟁 조정 신청 건은 총 29건이다. 하지만 내달 분쟁조정위에 상정될 수 있는 안건은 많으면 3건(KEB하나은행)이다. 이들 안건은 지난달까지 접수된 사안으로 상품이 이미 중도해지돼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여타 신청 건수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분쟁 조정 대상이 아니다.

금감원은 해당 파생결합상품의 제조·판매 등 실태파악을 위해 이번주 합동검사도 추진한다. 상품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게 된 전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들여다본다. 이를 위해 해당 상품의 판매사(은행 등), 발행사(증권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관련 검사국이 연계해 이달 중 합동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은행과 증권사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은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사는 이번 사태와 무관다고 해명했다.  

먼저 우리은행 측은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은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만큼 확정손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해당 상품을 지난해 9월말부터 판매했다. 상품 만기가 1년 또는 1년 6개월이라 일부 상품은 다음달 만기가 도래한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금리 인하를 예측하고 상품을 설계했기 때문에 수익권에 들어서 있다. 현재 논란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DLS 상품 구조상 문제라 볼 순 없고, 예상한 대로 시장이 따라와 주지 않은 데 있다. 아직 손실이 확정 된 것은 아니고 손실권에 진입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선 다르게 볼 필요가 있는 게, 증권사의 경우 파생상품 판매할 때 초고위험 상품인 만큼 리스크에 대한 설명을 무조건 하게 돼 있다. 가입 전 투자자가 리스크에 대한 인지를 충분히 하기 때문에 은행권과 같은 불완전 판매 성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유안타증권의 경우 금리연계형 파생상품을 발행하긴 했지만, 구조가 달라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무관하다. 금리연계형 파생상품을 판매하긴 했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생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손실이 난 상품도 없다”고 했다.

하나은행이 DLF에 연계한 파생결합증권(DLS)를 만든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도 “증권사의 DLS 발행 과정 상 문제는 없던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가 있었다면 상품인가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금융당국 쪽에서도 이번 상품 판매와 관련해 점검에 나선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기 다소 조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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