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불매운동 국내 日기업 후폭풍
상태바
NO! 재팬 불매운동 국내 日기업 후폭풍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8.20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불문 줄줄이 매출 하락, 폐점에 퇴출까지 ‘난황’
일본계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하반기 3개 매장을 종료한다. 사진은 점포 정리를 앞두고 있는 유니클로 월계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계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하반기 3개 매장을 종료한다. 사진은 점포 정리를 앞두고 있는 유니클로 월계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를 막론하고 줄줄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매출 하락은 물론 도미노 폐점까지 불황의 터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는 국내 SPA브랜드 1위 유니클로다. 지난달 일본 본사 임원의 ‘한국 불매운동 폄하’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의 지난달 매출은 전달 대비 70.1%나 급감했고,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코리아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530억원에 그쳤다. 급기야 10년 동안 운영해온 종로3가점 폐점 소식에 이어, 월계점과 구로점 정리도 앞두고 있다.

10초에 하나씩 팔리는 클렌징 오일로 유명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는 최근 자회사 TV를 통해 혐한 방송을 내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현재 국내 온라인상에서는 DHC 불매운동을 넘어 사실상 퇴출 운동을 독려하는 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는 DHC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고, DHC 전속 모델인 배우 정유미도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등 그야말로 ‘살얼음판’ 위기에 처했다.

일본 담배 역시 불행을 비켜가지 못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달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한 궐련 담배는 403.0t으로 전달 434.9t보다 31.9t,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은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 ‘카멜’ 등을 파는 일본계 담배회사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의 생산 기지가 있는 곳이다. 7월 필리핀 담배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기존과 반대되는 이례적 흐름으로, 업계에서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파장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필리핀 담배 수입량은 6월에서 7월로 갈수록 증가했으나 올해만 줄어들었다.

여기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분석 결과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본차 5개사 브랜드의 7월 신차등록 대수가 2674대로 6월(3946대)에 비해 3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29대)과 비교하면 17.2%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개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13.8%로 전월 20.4%와 비교해 1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7% 과 비교해도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중고자동차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달들어 일본 브랜드인 중고자동차 인기도가 6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온라인 중고차 경매서비스인 헤이딜러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진행된 경매에서 렉서스 ES 300h, 닛산 알티마, 도요타 캠리 등 일본 대표 인기 차종의 경매 입찰 딜러 수가 6월 대비 8월에 57% 하락했다. 일본 중고차 1대 당 평균 입찰 딜러는 6월 8.9명에서 7월 6.6명, 8월 3.8명으로 줄었다. 이는 2018년 BMW 화재사건 후 대표 모델인 520d 평균 입찰 수 최저치인 4.8명보다도 낮은 수치다.

앞서 지난 7일 헤이딜러 회원딜러 14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3%의 중고차 딜러들은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매입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딜러들은 일본차 브랜드 대신 매입하게 되는 다른 브랜드(중복응답)로 독일 수입차(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67%, 국산차(현대·기아차 등) 52%, 미국 수입차(포드, 캐딜락) 12%, 기타 유럽 브랜드(푸조, 랜드로버 등) 7%를 꼽았다.

이 밖에 일본 신발 편집숍 브랜드 ‘ABC마트’도 홍역을 앓고 있다. 일본 ABC마트 본사가 ABC마트코리아의 지분 99.96%를 보유, 지난해에만 일본 본사에 로열티 등으로 총 124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하나 둘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ABC마트코리아는 2002년 한국 진출 6년 만에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냈다. 매년 4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6월 마지막 주~7월 네 번째 주 사이 매출이 1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