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만들고 은행이 판 금리연계 DLF ‘불완전 판매’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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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만들고 은행이 판 금리연계 DLF ‘불완전 판매’ 의혹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8.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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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난해 2분기 금리 상승 예측…주요 금리 연계해 은행에 판매
올해 4월 이후 금리 인하 기조 전환에 손실 확실 시…총 판매잔액 8224억원 중 개인투자자가 89.1%
전문가, “은행권 불완전 판매 여지 있어…상품 구조보다는 판매과정 따져봐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가 금리 인상기를 예측하고 만든 파생결합증권(DLS)에 연계된 금리 연계 사모펀드(DLF)가 올해 100% 손실에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은행권을 통해 판매 됐는데 추정 손실규모만 수 천 억원에 달해 가입자가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제대로 인지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상품은 기초자산이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에 투자하는 상품과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에 투자하는 상품 두 종류다. 이들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금리가 예상한대로 오르면 수익을 보는 구조다.

앞서 증권업계는 지난해 2분기 금리 상승국면에 국내외 채권시장을 고려해 본격적으로 금리 연계 상품을 쏟아냈다. 금리 상승국면에선 채권 장기물의 약세가 불가피 하기 때문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보단 금리와 연계한 DLS 발행이 유리하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당시 DLS/DLS 발행량 중 38%(3조1000억원)이 금리연계 상품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증권사에서 태어난 파생상품은 직접 판매되거나 은행채널을 통해 개인 고객의 돈을 끌어 모았다.

금융사별로는 △우리은행(4012억원) △하나은행(3876억원) △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증권(11억원)순으로 은행권 판매를 통한 압도적 판매가 많다.

하지만 올해 4월 이후 글로벌 금리 기조가 하락세로 바뀌면서 손실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이미 영·미 CMS의 경우 지난 7일 기준 판매잔액 6958억원 중 5973억원(85.8%)이 손실구간(녹인)에 진입했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GBP 7년 CMS금리 0.598%, USD 5년 CMS금리 1.482%)가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 금액만 3354억원(평균 예상손실률만 56.2%)에 달한다.

특히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의 경우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 이 상품의 판매잔액은 1266억원으로, 현재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시 예상 손실 금액은 120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다. 현재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으로 개인투자자 3654명이 7326억원을 투자해 전체 판매잔액의 89.1%를 차지한다.

현재 금리기조가 바뀌면서 올해 2분기 금리연계형 상품은 예년보다 12%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연계 DLS/DLB의 2분기 발행규모는 2조9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00억에 비해 약 -12% 줄었다”며 “올해 들어 금리연계 DLS/DLB의 발행규모는 2분기 연속 3조원을 밑돌았다. 채권금리의 급격한 하락과 국내외 장단기 금리의 축소 등이 금리연계 상품의 투자수요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은행권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적금을 중심으로 한 은행권 상품에 대한 신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보유한 상품도 안정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DLS를 만들 때 증권사가 녹인 진입에 대한 가능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다만 증권사에서는 시장요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고위험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적으로 은행권이 이 상품을 고객에 판매할 때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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