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發 리스크에 불확실성 더 커지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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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發 리스크에 불확실성 더 커지는 금융시장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8.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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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허브 흔들…中 무력진압 등 사태 악화시 국내 금융·실물경제 타격 불가피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린 18일 밤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성조기를 들고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린 18일 밤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성조기를 들고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인 만큼 이로인한 리스크는 인접한 중국은 물론이고 거래가 많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과 거래가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19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로, 이중 수출은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동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와 무관세 혜택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과 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목의 중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만큼, 향후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악재로 추가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무력개입에 나서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미·중 무역협상 결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대중국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경우 중국 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중국 실물경제 악화, 위안화 가치 급락 등이 불가피하다. 위안화와 동조화된 원화 가치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전망은 '블랙스완'으로 여겨진다.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대표적 블랙스완으로 꼽힌다.

환율 시장에도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210.8원에 마감했다. 올 상반기에는 1100원대 중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었다.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무력진압이 현실화된다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울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 이슈는 원·달러 환율로 보면 상승(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중국의 무력진압이나 서방권 제재로 사태가 악화되면 환율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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