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상장사 순이익 반토막…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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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상장사 순이익 반토막…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08.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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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에 한일문제까지… “실적바닥 몇 분기일지 예측 어려워”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올해 2분기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지난 분기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갈등까지 더해져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개 사(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0.8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09%와 42.95%씩 감소했다.

특히 2분기만 분리해보면 1분기보다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분기보다 각각 2.57%와 20.69%씩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7.43%, 47.57%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6.88%, 38.75%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39%,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3.29%로 전 분기보다 각각 0.37%포인트와 1.03%포인트씩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업(33.93%)과 운수장비(31.94%) 등 2개 업종만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늘었고 △의료정밀(-84.53%) △섬유의복(-70.4%) △음식료품(-64.92%) △전기·전자(-60.07%) △화학(-52.59%) △통신(-43.78%) △종이목재(-32.24%) △서비스(-31.17%) △비금속광물(-28.83%) △의약품(-12.04%) △철강·금속(-5.48%) △기계(-4.86%) △건설(-2.85%) 등 13개 업종은 줄었다. 운수창고업과 전기가스업은 적자를 지속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급감했고 중국 수요 둔화로 수출이 8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이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 기업들은 외형이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개선됐지만 코스피 상장사들과 마찬가지로 순이익 측면에서 부진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909개 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9.06%와 5.43%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2.18%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10.57%, 8.18% 늘었으나 순이익은 14.71% 감소했다. 코스닥에서는 정보기술(IT) 업종(348사)의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37.26% 증가한 반면 나머지 업종(561사)의 순이익은 29.45%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반기에도 상장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등 대외 변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기업의 실적이 언제 바닥을 찍고 돌아설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갈등에 한일문제까지 더해져 대외 여건이 안 좋다 보니 기업 실적의 바닥이 몇 분기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영향이 더 심화해 반영될 수 있고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선다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전반적인 거시 환경이 악화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출 부진이 기업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계속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4분기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 등으로 수출에 다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일부 나왔다.

오현석 센터장은 “3분기까지는 계속 부진하겠지만 4분기에는 감익 사이클이 멈출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안정을 찾는 추세여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경기 부양정책 효과가 제조업 쪽에 나타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후 마진 회복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영업환경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우리 기업들이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점차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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