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빠진 SPA업계, 하반기 장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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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빠진 SPA업계, 하반기 장사 관건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8.19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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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스파오, 웜히트 물량 전년比 240% 확대 생산
신성통상 탑텐, 온에어 발주 5배 확대, 겨울상품 할인
유니클로 김포공함점. 사진=임유정 기자
유니클로 김포공함점. 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내 제조유통일괄형(SPA) 시장이 재편된 가운데,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토종 SPA업체들이 하반기 장사에 승부수를 걸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W 시즌은 통상 8월 중순쯤 준비한다. 여름 세일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마네킹 옷을 긴팔로 갈아입히고 가을 장사에 돌입한다. SPA브랜드는 생산주기가 짧고 빨라 고객의 반응을 미리 파악, 이를 생산 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기능성 상품의 경우에는 시장 선점 등을 이유로 매년 출시 일을 앞당겨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름옷보다 가을·겨울 옷 가격대가 높아 하반기 옷을 팔아 수익을 낸다.

국내 SPA브랜드 1위 유니클로는 지난달 불매운동 최초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일본 본사 임원의 ‘한국 불매운동 폄하’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의 지난달 매출은 전달 대비 70.1%나 급감했고,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코리아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530억원에 그쳤다. 급기야 오는 10월에는 10년 동안 운영해온 종로3가점 폐점 소식에 이어, 내달 이마트 월계점 정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하반기 히트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올 가을·겨울 장사가 ‘반전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 2005년 유니클로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반일 감정이 언급될 때마다 유니클로 역시 도마 위에 올랐지만 매번 불발됐던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 대비 독보적인 히트상품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그간 겨울용 ‘히트텍(발열내의)’과 ‘경량패딩’ 등을 앞세워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고, 지난해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유니클로 상반기 히트작으로는 여름 기능성웨어 ‘에어리즘’이 있다. 그러나 불매의 영향으로 대체품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랜드 스파오의 여름 속옷 ‘쿨테크 라인’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신장했고, BYC의 ‘보디드라이’의 경우에도 지난달부터 이달 18일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65%나 증가했다. 또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 속옷’의 매출(직영점과 공식 온라인몰)은 239%나 뛰었다.

이처럼 유니클로의 행보가 주춤한 사이 토종 SPA 브랜드들이 가을 겨울용 판매시기를 앞당기며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탑텐은 지난달 매출이 20%가량 성장했고,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충북 충주와 충남 아산에 오픈한 대형 교외형 매장에서는 오픈 당일 각각 매출 1억 3000만원을 올렸다. 또 한정으로 제작한 광복절 티쳐츠 만장 역시 완판됐다.
 

모델이 스파오 경량패신을 착용한 모습. 사진=스파오 제공
모델이 이랜드 경량패딩을 착용한 모습. 사진=이랜드리테일 제공

기세를 몰아 이들 브랜드는 하반기 판매에도 박차를 가한다. 스파오는 2009년 유니클로 히트텍에 대항해 개발한 ‘웜히트’의 물량 역시 지난해 대시 240% 늘리고, 상풍명도 ‘웜테크’로 변경 출시한다. 웜테크의 경우 공인기관 실험 결과, 착용 시 발열 온도가 유니클로보다 높고 가격 역시 40% 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성통상 탑텐은 유니클로의 메인 모델이었던 이나영을 섭외, 첫 캠페인으로 겨울 내의 ‘온에어’ 시리즈를 앞세운다. 물량 역시 500만장 규모로 대폭 늘렸다. 지난해 대비 5배 가량 늘린 양이다. 여기에 이달 들어 롱패딩과 경량패딩 등을 40~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물량도 30% 가량 확대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겨울상품 물량을 늘리게 된 주된 이유는 여름에 출시한 기능성 웨어 상품 매출이 3배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 올 여름을 계기로 한국 제품도 품질이 좋다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 자리 잡게 되면서, 겨울 상품 수요 역시 많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며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기능성 웨어에 투자를 많이 한 만큼, 이제는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해 지난해 보다 물량을 확대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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