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남북 정상이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군사합의를 이뤄낸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 첨단무기 분야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인근에 집중 배치한 재래식 무기 대신 신형무기 3종 세트 개발에 성공했고, 우리 정부는 이에 맞서 향후 5년간 290조원의 국방비를 투입해 전력증강에 나선다. 이 가운데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대응에만 34조1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북한은 지난 1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CMS)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발사에 연이어 성공한 데 이어 8월 들어서는 ATCMS까지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의 방공망을 유린할 수 있는 막강한 전력을 곧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한판 ATCMS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한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발사현장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그를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이 우리 당의 국방건설목표”라며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불장난 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 만약 물리적 힘이 격돌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우리의 절대적인 주체 병기들 앞에서는 그가 누구이든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러한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이 우리 당의 국방건설의 중핵적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간고한 투쟁을 벌여 핵전쟁 억제력을 자기 손에 틀어쥐던 그 기세, 그 본때대로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다져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북한판 ATCMS를 발사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은 물론 우리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겨냥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며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서 첨단전력 증강에 103조8000억 원 등 향후 5년간 국방비에 290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찰위성과 중·고고도 정찰용무인항공기(UAV)를 도입하고 각종 첨단 미사일 전력을 확충하기 위한 34조1000억 원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