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2분기 실적 선방, 하반기 반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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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2분기 실적 선방, 하반기 반등 노린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8.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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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사 대비 준수한 영업이익률 올려, 하반기 반등 기대
포스코, 최고 수준 영업이익률…그룹사 협업 통해 더욱 끌어올린다
현대제철, 현대차 실적개선 기대감…고부가 제품 다양화로 개선
동국제강, 제품 전문화 통해 점유율 1위 기록…불황 속 기대 높여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철강업계가 최근 산업계의 끝없는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방한 모습을 보이며 하반기 반등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산업계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영향과 지난 7월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 수출규제까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실적은 나빠지고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등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타 산업군에 대비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탄탄한 체제 확립과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이러한 철강업계의 선방은 이미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을 통한 체계 확립이 이뤄져 가능했다. 부실 계열사 정리와 주요 제품군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높이는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비축했다. 특히 다양한 수요군 개발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루트를 확보, 외적 요건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인 것이 주효했다.

하반기에는 반등을 노리고 있다.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해 수익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실수요와의 가격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료가격이 상승한 만큼 제품가격 현실화하고 고부가 주력 제품 판매를 통해 영업스프레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실증용 육상 LNG 저장탱크.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실증용 육상 LNG 저장탱크. 사진=포스코 제공


◇ 포스코, 글로벌 철강사 최고 수준 ‘영업이익률’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주요 글로벌 철강사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면, 포스코 6.5%, 아르셀로미탈 4.1%, 일본제철은 1.6%, 바오산(1분기 기준)은 5.6%이다. 특히 포스코의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9.7%였으며, 중국 바오산은 1분기 실적 기준 인만큼 발표 전인만큼 2분기는 1분기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철강사 영업이익률은 아르셀로미탈 5.7%, 바오산 6.9%, 일본제철이 2.6%였는데 포스코는 7.6%였다. 지난 1분기에도 포스코는 7%대의 영업이익률을 그대로 유지한 반면, 아르셀로미탈 4%, 바오산 5.6%로 하락했다.

유럽의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은 발표 기준으로는 2분기 적자이며, 영업이익률은 -0.8%에 불과하다, 하반기에는 400만톤 규모의 감산을 예정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WTP(World Top Premium) 판매비중을 지속 유지하고,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65.0%를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강화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철강사 영업이익률
주요 글로벌 철강사 영업이익률

주요 증권사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민사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원가절감과 환율상승 효과에 기대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도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며, “철광석 가격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3분기를 저점으로 스프레드와 실적이 모두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포스코 영업이익 전망을 5조440억원, 2021년도는 5조3850억원으로 추정했다. 내년도 매출 전망은 66조3790억원, 2021년도는 67조4240억원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실적 개선을 위해 그룹사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맏형인 포스코는 월드톱프리미엄(WTP) 제품 판매 확대와 기술개발로 철강 리더십을 제고하고 있으며, 시황악화 대응과 원가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원료가격 급등에 대응해 저가 원료 사용 배합기술을 지속 개발해 원가부담을 낮추고,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시황 악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을 포함한 석유개발(E&P)사업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고,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와 양극재, 침상코크스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그룹사의 본원 경쟁력 강화와 핵심가치 제고를 위해 IT 인프라를 지원하고, 2022년까지 제철소 전체 공정에 스마트팩토리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엠텍은 포장부문에서 설비와 조업, 정비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소재부문에서는 저가원료 사용 최적화 기술과 다품종 개발 등 생산기술을 강화한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 본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안전, 생산, 기술, 품질, 원가, 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3실(실질, 실행, 실리)에 입각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지속 가능 성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히고, “절체절명의 위기의식 없이 안이하게 대처한다면 결코 100년 기업 포스코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들의 포스코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신평 3사는 공통적으로 ‘순차입금/EBITDA 1.5배 이하(한신평은 2배 미만)’를 상향 트리거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포스코의 해당 지표는 1.2배로 기준치를 넘어섰다. 나신평이 제시한 또 다른 요건인 ‘연결기준 EBITDA/(CAPEX+순금융비용) 2배 상회’ 기준도 넘었다. 올 1분기 기준 포스코의 해당지표는 3배다. 한기평이 제시한 '차입금의존도 25% 이하' 기준에도 근접했다. 포스코의 차입금의존도는 25.9%다.

당진제철소 소결로 배가스 설비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당진제철소 소결로 배가스 설비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 “반등만 남았다”…기대감 상승

현대제철은 포스코 대비 실적 하락폭이 큰 편이었다. 지난 2015년 영업이익률 9.08%로 정점을 찍었던 현대제철은 2016년 8.66%, 2017년 7.14%, 2018년 4.94%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183억원, 영업이익률은 4.4%로 2018년 2분기보다 줄어들며 2019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대제철의 하락세는 현대자동차의 하락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차강판 의존도가 컸던 만큼 주가 역시 이러한 부분이 반영돼 다소 과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글로벌 철강사에 비해 여전히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최근 반등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실적은 현대제철에 낙수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특히 최근 자동차 산업 부진에 현대차 의존도를 줄인 것도 앞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고부가 강재개발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매출은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와 봉형강 부문의 고부가 강재개발 등을 바탕으로 손익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R&D) 등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인천공장 대형 압연설비 합리화에 나선다. 이 경우 연간 14만t의 생산능력이 증대되고 극후·고강도 형강의 생산 범위가 확대된다.

이와 함께 완성차 부품 현지화 대응과 글로벌 자동차강판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체코에 핫스탬핑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약 580억원이 투입되는 체코 신규 공장은 202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성능·고수익성 제품 개발을 위한 R&D 활동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고객맞춤형 신규 강종개발을 추진해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등 신규 강종 176종을 개발했으며,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19사를 대상으로 100여 강종의 인증을 완료했다.

올해 100만톤 이상의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선용 강재 부문에서도 컨테이너선 초대형화 추세에 맞춘 고강도 기능성 강재 개발을 통해 수요가 니즈 충족에 나섰다.

타사 대비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현대차 반등과 함께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요군 다양화에 나서며 현대차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 급변하는 환경에도 불확실성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가전용 고급 컬러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가전용 고급 컬러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제공

 ◇ 동국제강, 기대 이상 실적 “전망 밝아”

동국제강의 2분기 영업이익은 792억원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견조한 봉형강 수익성과 전문성을 구축한 점유율 1위의 판재 부문의 실적 개선 덕을 봤다는 평가다.

동국제강은 최근 전 산업의 부진으로 주가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록 브라질에서 환율로 인해 일부 손해를 보고 있지만, 국내외 탄탄한 수요군과 제품 전문성을 구축한 것이 현재 시황 대비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2017년을 정점으로 국내 철근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부터 변경된 월별 고시 가격 정책과 고철 등 원재료가격 안정을 바탕으로 철근 수익성이 예상보다 상향 안정됐다.

냉연 부문은 전문성 확보로 업계 확고한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컬러강판 부문은 업계 내 유일하게 100% 공장가동률을 보이고 있고, 미국 등 탄탄한 해외 수요군 구축으로 신뢰를 쌓았다. 국내 유일의 컬러강판 전 부문 대응체제를 확립해 기존 철강 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구축, 수요가의 니즈 충족을 실현했다.

원료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에서도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끊임없는 신수요 개발이 지속적으로 수익으로 전환되고 있어 앞으로도 수익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철강사의 제품가격 인상이 현실화되면, 원달러 환율 약세에 따른 해외 부문 실적 개선과 내수 부문 영업이익 개선이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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