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없이 인력구조조정 목맨 KDB생명 자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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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혁신 없이 인력구조조정 목맨 KDB생명 자구책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8.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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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배경엔 임직원‧설계사‧점포 등 구조조정 시행
ROE‧ 보험영업수익 등 저조…“공적자금 회수 포기해야”
KDB생명보험 전경. 사진=KDB생명보험
KDB생명보험 전경. 사진=KDB생명보험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KDB생명보험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간 강도 높게 진행된 구조조정의 기저효과에 다름없어 여전히 매각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KDB산업은행을 통해 KDB생명에 투입된 막대한 국민 세금은 회수할 수 없는 만큼 경영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102억원, 767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흑자전환 기저에는 그간 진행된 구조조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은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했다. 인수한 후 지금까지 유상증자,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포함해 총 1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한편 경영 개선을 이유로 대규모의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실제 2015년 12월말 임직원 928명, 등록 설계사 3736명이었던 KDB생명은 올해 3월말 현재 임직원 670명, 등록 설계사 1741명으로 감소했다. 점포 또한 마찬가지다. 2015년말 177개였던 KDB생명 점포는 지난 3월 기준 93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KDB생명의 일회성 구조조정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DB생명은 지난해 자기자본수익률(ROE) 0.9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말 기준 보험업계 평균 ROE가 6.88%임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구조조정이 아닌 비용 관리, 효율적 자산배분 강화 전략에 대한 재검토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보험영업수익과 투자영업수익, 신계약율은 전년 대비 감소해 지금 당장은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지난해 KDB생명의 보험영업수익은 3조2649억원에서 2조9145억원으로 줄어들었고 투자영업수익도 1조103억원에서 7857억원으로 감소했다. 신계약율도 2017년 17.97%에서 지난해 13.34%로 대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매각 자체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산은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목표로 하는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DB생명의 이 같은 실적, 규모, 상황들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생보사 인수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인데 KDB생명을 인수하면 인수자금 외에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가 더 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매각에 성공해도 공적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KDB생명 매각 가격이 산은이 투입한 자금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불과한데 단순 계산으로 KDB생명에 적용하면 5000억원 수준이다. 자칫하면 그간 KDB생명에 투입된 1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이 회수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인 것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은으로써는 그간 KDB생명에 1조6500억원 규모의 국민 혈세를 쏟아부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수준으로 매각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험업계에 매물로 나와 있는 동양생명, ABL생명 등과 비교하면 KDB생명의 경쟁력은 낮기 때문에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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