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경축사 비난 “남조선 당국자.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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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경축사 비난 “남조선 당국자.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8.1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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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축사 대해선 “말재간만 부려...허무한 경축사”
文대통령 향해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원색적 비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게재한 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게재한 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조평통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하며 “남조선 당국자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평통 대변인은 16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고 했다.

이런 주장은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미·남북 대화 교착과 관련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문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고 ”남조선 당국자“로만 언급했다.

조평통은 전날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며 “섬나라족속들에게 당하는 수모를 씻기 위한 똑똑한 대책이나 타들어가는 경제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안도 없이 말재간만 부리였으니 ‘허무한 경축사’, ‘정신구호의 라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다”고 비난했다. ‘태산명동 서일필’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움직였지만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 마리’란 뜻으로 요란하게 일을 벌였지만 결과는 매우 신통치 않은 모양새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평통은 특히 이달 말 종료하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언급하며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면서 “이 시점에 뻐젓이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경제’ 실현 구상에 대해서도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했다.

또한 “아래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것만은 분명하다”, “북쪽에서 사냥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 ”정말 보기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며 강도 높은 언사를 동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북한 주민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았다. 11일 외무성의 ‘대남 비난’ 담화 때와 같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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