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 초격차로 인텔 추격 나섰다…반도체 ‘왕좌’ 어디로
상태바
삼성전자, 기술 초격차로 인텔 추격 나섰다…반도체 ‘왕좌’ 어디로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8.13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매출 3분기 만에 반등 ‘성공’…인텔, 3분기 연속 ‘하락’
시스템 반도체 ‘가시적 성과’ 주목…‘미중무역·日보복’ 악재
반도체 생산공정. 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생산공정.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년 연속 반도체 왕좌에 올랐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에서 인텔의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하강국면을 맞이하면서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매출에서 인텔은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우려와 일본 소재 수출 규제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 수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텔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각각 154억4900만달러와 129억7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텔은 지난해 3분기 188억7400만달러 이후 3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신기록 이후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2분기에 소폭 상승했다. 하반기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텔과 격차를 줄이면서 추격에 재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HS마킷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일부 핵심 메모리 제품에서 ‘새로운 활력’을 확보했다”며 “모바일과 스토리지 시장에서 고사양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등장하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 사업에서 회복세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인텔에 대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이어갔다”면서도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 보다 역성장하겠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IC인사이츠는 “D램 시장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낸드플래시, S램과 함께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품목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플러스 성장을 예고했다. 품목별로는 산업·기타 반도체 매출이 38%나 늘어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반도체(DDI)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PLD)도 각각 19%와 10%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속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하에 성공했다.

또한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지난 12일 공개하고 이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서를 필두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능안전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했고, 엑시노스 오토 8890 제품은 아우디 신형 A4에 탑재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일본이 무역보복을 통한 소재 수출을 강화하면서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에 대해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향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성과가 가속화되면 절대적 영향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