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불안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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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불안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 '고개'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8.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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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 하락한 원화…"외환방어선 1250원 위협"
7월 가계부채 증가폭 올 들어 최대치…관리당국 '비상'
지난 12일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한일 수출 갈등 등 대내외 악재 영향으로 약 1개월 동안 5% 가량 하락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과 이달 7일까지의 원-달러 환율을 비교해 통화가치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원화 가치는 5.0%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6월 말 1154.7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7일 1214.9원으로 60.2원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원화가치 하락폭은 한은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주요 10개 신흥국 가운데 3번째로 큰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시장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5일 1215.3원까지 치솟은 뒤 계속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늘어난 뒤 원-달러 환율은 중국 위안화 가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에 금융사들은 달러당 원화 가치가 1200원 중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간 환율전쟁이 계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유럽 재정위기가 진행되던 시기의 달러당 12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가계부채 리스크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눌렀던 가계대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며 최근 부동산시장이 꿈틀 거리고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다시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9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에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85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5조8000억원으로 7개월 연속 커져 올들어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7조1000억원이다.

이 기간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7월(9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지만 전월(-3000억원) 대비로는 크게 확대된 규모다.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기타대출이 1조8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하반기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질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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