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계 脫한국…“자동차 생태계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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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업계 脫한국…“자동차 생태계가 무너진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8.13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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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자동차 시장 변혁의 시기, 친환경차 전환 등 트렌드 변화
자동차 수요 감소,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판매감소 현실로 다가와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문제 등 국내 산업정책도 이전 부추겨
삼송·평화그룹 등 실제 베트남 이전하는 기업 나와…확대 우려
충남 천안시장이 자동차 경량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를 찾아 기업 어려움을 청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남 천안시장이 자동차 경량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를 찾아 기업 어려움을 청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국내 자동차산업의 부진과 정부의 산업정책이 맞물려 자동차부품업체의 해외 이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자동차업계는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줄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국적별 승용차 판매 증감률은 중국·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별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전년 대비 역력한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계 완성차업체들은 전년 동기 대비 16.9% 판매가 줄었고, 미국계 브랜드는 6.0%, 유럽계도 4.1%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국계 완성차업체는 그나마 3.1% 감소로 1.5% 줄어든 일본계 브랜드 다음으로 선전했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당초 전망치를 훨씬 하회하는 큰 폭의 감소를 보이며 전동화·자율주행·공유경제 확대 등 유례없는 변혁을 맞고 있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와 더불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자동차부품업계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산업정책은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국내 부품업체의 해외 이전이 서서히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조사결과에 의하면, 1~3차 부품업체 33곳 중 12~13개 업체가 해외 이전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각광받는 지역은 베트남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실제 안전벨트 관련 기업인 삼송과 평화발레오가 속한 평화그룹 등의 업체가 프레스 등 일부 설비의 베트남 이전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우 한국과 동등하게 인건비가 상승해 큰 메리트가 없다. 반면 베트남의 경우 최근 산업의 변화를 맞고 있다.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전환되는 등 신흥국 성장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이미 많은 국내 업체가 진출해 유통·물류 등을 비롯해 산업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는 점도 최적의 진출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알려진 기업 외에도 베트남 등 해외 이전을 추진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부품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부품업계는 정부의 해외 유턴 기업 혜택 추진 정책과 달리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인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금은 오르고 추가 인원을 뽑기는 힘든 상황에서 해외 이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도 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자동차 부품업계의 해외 이전은 철강, 플라스틱, 도료 등 원소재와 같은 연관 산업에도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 유턴 기업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있는 것은 좋은 취지”라면서도 “기존에 남아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소홀해선 안 된다. 국내 기업이 나가버리면 유턴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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