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인사태풍’ 예고…지주 회장·은행장 연임 가능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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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 ‘인사태풍’ 예고…지주 회장·은행장 연임 가능성 촉각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9.08.1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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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KB국민·IBK기업·NH농협은행장 대거 임기 만료
내년 상반기 신한·우리·BNK금융 등 지주회장도 연임 시험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사진=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등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금융권 내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 당장 내달부터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의 은행장은 물론 신한금융, 우리금융, BNK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의 임기가 만료돼 이들의 연임 또는 후임과 관련해 금융권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먼저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내달 23일 임기가 끝나는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의 연임 여부다. 

앞서 지난 7일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절차 논의에 나섰다. 임추위는 케이뱅크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후보 명단 작성, 자격 검증, 최종 후보군과 인터뷰 등을 거쳐 차기 사장 후보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대상은 케이뱅크가 그동안 관리해 온 후보들과 임추위원들이 추천한 인사들로 꾸려진다. 

임기가 내달 23일까지인 현 심 행장도 차기 행장 후보군에 들어간다. 다만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출범한 이후 제때 자본을 늘리지 못해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여러 번 발생했던 만큼, 업계에서는 심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차기 행장은 임추위 후보 추천,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음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2017년 11월에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겸임 체제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을 맡은 허 행장이 지난 1년간 윤 회장과 함께 시너지를 내며 그룹과 은행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2243억원으로 허 행장이 취임한 2017년 2조1474억원 대비 2.28% 증가했다. 다만 올해 초 노조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평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에 임기 만료를 앞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예측이 쉽지 않다. 지난해 2연임에 성공해 3연임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장의 3연임 전례가 없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는 교체될 확률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짧은 임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이 행장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3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낸 바 있다. 이는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분리) 이후 역대 최대 순익이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임기가 종료된다. 금융권에서는 역대 기업은행장의 연임 사례가 단 한차례(故 강권석 전 행장)였다는 점, 김 행장이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인사라는 점 등을 이유로 연임보다는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춘 포용적 금융을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한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금융 지주 회장들의 인사 변동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우선 조 회장은 잇단 비(非)은행 인수합병을 통해 ‘리딩뱅크’ 지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금융권에서는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으로 3조1567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3조689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재탈환했다. 아울러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 다만 현재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어 진행 상황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같은달 임기가 끝난다. 2017년 말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손 회장은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시적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비은행 인수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킨 만큼,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회장직과 은행장직의 분리 결정을 통해 내년 12월까지인 우리은행장직은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같은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은 시세조종 혐의로 불명예퇴진한 성세환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불안정한 조직을 빠른 시일 내에 안정시키고 실적 개선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5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나 증가했다. 더욱이 지난 3월 개정된 BNK금융 내부규정에 따라 회장은 나이에 상관없이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이밖에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곤 NH농협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 주요 보험사 및 카드사 CEO 임기도 올해 말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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