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방위비 증액 쉽더라”며 동맹국 놀린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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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방위비 증액 쉽더라”며 동맹국 놀린 트럼프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8.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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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모금행사서 "114달러 임대료 수금보다 10억달러 한국 방위비 증액이 더 쉬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앞두고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릴 적 114달러 뉴욕 브루클린 아파트 임대료 수금보다 10억 달러 한국 방위비 증액이 더 쉬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분담금 협상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억양도 흉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11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개최된 대선자금 모금행사에서 어린 시절 부동산업자인 부친을 따라 뉴욕의 아파트 임대료를 수금하던 시절을 언급하며 “브루클린의 임대 아파트에서 114달러 13센트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겨냥해 “한국은 훌륭한 TV를 만들고 번창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의 방위비를 지불해야 하느냐. 그들이 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간 분담금 협상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냈다고 한다. 또 미일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일본식 발음을 따라 하는 등 우방국 정상들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같은 동맹국들을 놀렸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국으로부터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것에 대한 자신의 공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과시할 수 있는 주요한 업적으로 해외주둔 미군 방위비 절감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그 첫 협상국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표적이 된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 인해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개시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면서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하는 김 위원장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터무니없고 비싼 훈련’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한미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감을 누그러뜨림과 동시에 분담금 증액을 위해 한국을 압박하겠다는 이중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제시했지만 분담금은 최종적으로 작년보다 8.2% 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타결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자금 모금행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애정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주 그로부터 아름다운 서한을 받았다. 우리는 친구다”라며 “그가 나를 볼 때 그저 웃는다고 사람들이 말한다”고 했다. 또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전쟁을 치르게 됐을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거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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