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손학규 징크스...평화당 집단탈당에 중대발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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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손학규 징크스...평화당 집단탈당에 중대발표 연기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8.1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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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요구 정면돌파 선언 일주일 연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당내 반당권파의 퇴진 요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준비한 '손학규 선언'을 일주일가량 늦춰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평화당 분당 사태와 광복절 이슈 등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이번 연기 결정에는 손 대표가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마다 대형이슈가 불거진 '만덕산의 저주' 즉 손학규 징크스를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대표 측은 일단 18일께로 발표 시점을 잡고 있지만 향후 정치상황에 따라 재차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11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당초 12일로 예정돼 있던 손학규 선언은 오는 18일께 발표하기로 했다. 이는 평화당 반당권파가 오는 12일 집단탈당 선언을 예고해 날짜가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대안정치 회의 후 "대안정치 소속 의원 전원은 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모두 10명이다. 12일 오전 11시 전원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결행하고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발표 연기의 이유는 평화당 집단탈당 이후 사흘 뒤 있는 광복절이다. 한일 경제갈등이 심각한 현상황에서 맞는 이번 광복절이 대형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관련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일 갈등의 확전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이런 연이은 대형 이슈를 일단 피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손학규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손학규 징크스는 2006년 시작됐다. 당시 그해 10월 9일 손 대표는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1차 핵실험 뉴스가 터지면서 묻혀버렸다. 또한 2007년 한나라당 탈당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에도 한미 FTA가 체결됐고, 2014년 정계은퇴 후 전남 강진에 칩거한지 2년만에 칩거생활을 풀었던 당일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손 대표가 국민의당에 입당한 날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 손 대표가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자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뉴스가 쏟아졌고, 하루 뒤 손 대표가 출마 의사를 번복하고 불출마 선언을 하자 이번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된다는 뉴스가 나오며 손 대표 뉴스는 묻히고 말았다. 이러한 우연이 거듭되자 손 대표가 결단을 내리면 대형 이슈가 터진다는 손학규 징크스라는 말이 생겨났다.

한편 손 대표 측은 이번 선언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반대 △제3지대 세력화 △세대교체 △총선전략 등 당내 내홍을 격파하고 총선의 비전을 담은 담대한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당권파 의원은 "여러 주체의 반발이 예상되는, (손 대표의) 정치생명을 걸고 하는 선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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