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전쟁] 정수기업계, 교집합 1인 가구 공략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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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전쟁] 정수기업계, 교집합 1인 가구 공략 ‘집중’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8.1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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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자가교체필터 등 맞춤형 제품 라인업 확대에 주력
전통업체까지 라인업 확대 모색…저그형 제품, 시장 변수
정수기업계가 1인 가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청호나이스 직수정수기 '콤팩트'. 사진=청호나이스 제공
정수기업계가 1인 가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청호나이스 직수정수기 '콤팩트'. 사진=청호나이스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수기업계가 1인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타깃을 확장하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29.1%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만 해도 9%에 그쳤지만, 2015년 26.5%로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를 유지할 경우 2035년에는 34.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정수기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직수정수기가 시장 내 비중을 40% 가량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는 역삼투압 정수기가 주류를 이뤘다.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 전통의 강자로 분류된 업체들이 사용하는 ‘멤브레인 필터’는 순간 정수능력이 떨어져 제품 내부에 물탱크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카운터탑 형태의 제품일지라도 차지하는 공간이 많았다. 이와 달리 직수정수기는 순간 정수능력을 위해 멤브레인 필터를 배제한 제품이다. 순간 정수능력이 확보됨에 따라 제품 내부에 물탱크를 장착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소형 제품군에 속한다. 

이러한 장점은 직수정수기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2015년 30만대 규모였던 직수정수기의 연간 판매량은 이듬해 50만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78만대 가량 판매되며, 약 50%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 소형화에 따른 직수정수기 수요 증가는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린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는 혼자 거주한다는 점 때문에 소형화된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며 “직수정수기의 경우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생각한 정수기보다 작은 규격으로 제작돼 성장세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가정 보급률이 60% 수준인 점도 시장 성장세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인 가구의 정수기 보급률은 80%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지만, 1인 가구의 경우 생수를 이용하는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경쟁자는 생수 시장인 셈이다. 생수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매년 10%대 성장세를 기록해 온 만큼 정수기 시장의 필수 공략 코스가 될 전망이다.

1인 가구를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상품도 정수기 시장에 등장했다. 규격을 줄인 점 외에 소비자들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서비스를 없앤 자가교체형 필터 제품이 대표적이다. 정수기 시장에서는 관리서비스 직원이 일정기간 마다 가정을 방문해 제품 청소와 필터 교체 등을 실시한다. 빈 집에 관리 직원들을 들여보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가교체형 제품의 경우 필터 교체 과정을 간소화해 3~5개월 마다 택배 등을 통해 교체 부속을 받은 뒤 소비자가 직접 교체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리조직을 가진 업체들이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평가받는다. 쿠쿠·바디프랜드 등 업체들이 해당 시장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효한 상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청호나이스가 관련 신제품을 성수기에 맞춰 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청호나이스는 코웨이와 함께 정수기 시장 전통의 강호다. 방판조직과 관리조직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이번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변수도 존재한다. 주전자형(저그형) 정수기 업체가 조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물통에 주기적으로 필터만 교체하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필터의 경우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뿐 아니라 유통채널에서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전기식 정수기보다 1인 가구 공략에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타코리아와 이마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수기 시장과 생수 시장은 1인 가구라는 교집합을 가졌고, 정수기 업체들은 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며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이러한 정수기 업체들의 시장 확대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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