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너지는데… 정신 못 차린 노조, 8월 줄줄이 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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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무너지는데… 정신 못 차린 노조, 8월 줄줄이 파업 예고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8.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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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 업계, 잇달아 쟁의권 확보… ‘연례행사’에 발목
대내외 불확실성 가중… “시기적으로 비판 피하기 어려워”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경제가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노조는 여전히 자신들의 이권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노동계는 이달 잇따라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8일 한국GM 노사 임금협상 단체교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사측과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한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7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지급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5년간 4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7월 누적 기준 국내에서 4만23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줄어든 수치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도 이달 1일과 2일 중노위의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각각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2012년 이후 8년 연속 임단협 파업을 벌이게 된다. 노조는 임금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요구했다.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문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다. 팰리세이드는 계약 후 차량을 받기까지 7∼8개월이 걸릴 만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본격적으로 수출이 시작된 북미 시장에서도 평가가 좋아 수출 물량도 부족하다.

팰리세이드 증산 합의 이후 한달도 되지 않은 시기다. 이미 노사 갈등과 노조 내부 이견으로 줄다리기를 하면서 합의 기간이 길어지는 사이, 대기 소비자 2만여명이 계약을 포기했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달 10차 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 이달 파업을 앞두고 있다. 사측은 임단협에서 기존 임금 동결에서 한발 물러나 △기본급 3만8000원 인상 △성과격려금 150%+15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바로 거부했다.

조선업계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파업권을 획득했다. 중노위는 지난 8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신청한 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이달 12일 이후 파업 일정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철회와 기본급 5.8%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임단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4년째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부진한데 이어 선박 가격마저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후판가격 인상도 점쳐진다. 후판은 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되며, 선박 제조 원가의 15~20% 정도를 차지한다.

올 하반기에는 러시아 노바테크, 미국 아나다코, 카타르 카타르페트롤리엄 등 LNG선 70척 가까이 발주를 앞두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소 50척 이상 수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역량 집중 시기에 파업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가 총체적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노조의 행태는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연례행사’에 발목이 잡힐 것이 아니라 노사가 힘을 모아 앞을 향해 헤쳐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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