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대통령에 로비스트 국방장관 가세 ‘美 안보장사 콤비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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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대통령에 로비스트 국방장관 가세 ‘美 안보장사 콤비 플레이’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8.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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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동맹 개념 벗어나 미국 이익 최우선 순위
에스퍼 국방 방한 맞춰 트럼프 방위비 증액 압박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부동산업자 출신의 대통령에 방산업체에서 최고의 로비스트로 활약했던 신임 국방장관이 가세하면서 미국의 안보장사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환상의 콤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 대한 이야기다.

▮최고의 방산 로비스트가 국방장관에

일본을 거쳐 8일 방한한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닮은 점이 있다. 탁월한 사업 수완이다. 그는 미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걸프전 참전용사로 국방장관 직전 육군장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지만 뛰어난 방산 로비스트로 더 알려져 있다. 그는 육군장관이 되기 전 세계 3위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의 대관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나 의회 전문지 ‘더힐’이 선정한 최고의 로비스트에 올랐다.

이 때문에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그를 향해 “의심할 여지없이 부패의 냄새가 난다. 당신은 국방장관으로 인준돼선 안 된다”고 몰아붙인 바 있다. 그가 레이시온 사업과 관련한 결정을 기피하겠다는 약속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청문회를 통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한 안보장사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됐다.

▮에스퍼 방한 맞춰 트럼프 방위비 트윗

지난달 말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취임한 지 며칠 만에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을 아시아의 부자 동맹국이라 부르면서 표적으로 삼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방한 직전 트위터에 “한국이 방위비를 올리는 데 동의했다. 협상을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에 맞춘 듯한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콤비 플레이를 연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한국이 북한을 방어하기 위한 비용을 올리기로 했다”고 표현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맞춰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북한 문제를 방위비분담금에 연계시켜 압박하는 동시에 분담금 증액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연합훈련비를 방위비분담금 항목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분담금 협상 때도 미국 측은 훈련비용 분담을 우리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 측은 이를 거절했다.

▮협상력 높이기 위한 연계작전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연계작전은 한국을 향한 것만은 아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미일 동맹을 일본과의 무역협상과 연동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일 양국이 9월말까지 무역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루기로 한 상황에서 안보 관련 이슈를 동시다발적으로 제기해 일본의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방일 중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 항행 보호를 위한 일본의 적극적 역할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국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와 관련해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우리 선박도 위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 판단해서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거리미사일 배치 문제는 한국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 미국이 향후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에스퍼 장관은 중거리미사일 배치 시점에 대해 “그것은 좀 먼 시점의 이야기다. 지상 발사형 탄도, 혹은 순항 미사일이든 어떠한 종류의 미사일이라도 초기 운용 능력을 갖추는 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곧 시작될 분담금 협상에는 중거리미사일 문제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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