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빨간불’ 한화생명…구원투수 여승주 사장 하반기 ‘경영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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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빨간불’ 한화생명…구원투수 여승주 사장 하반기 ‘경영시험대’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8.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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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전년대비 반토막 이상 ↓
취임 5개월차 여 사장, 사업체질 개선 속도낼 듯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61.50%나 줄었다. 3년 연속 만성 실적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구원투수로 여승주 대표이사를 선임했지만 아직 실적개선 기미는 묘연하다.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한화생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6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0% 감소했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5.45% 줄었다. 매출액(6조4618억원) 역시 1.93%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당기순익은 2017년부터 연속 내림세다. 한화생명은 2017년 5255억원의 당기순익을 냈지만 지난해 31.6% 감소한 359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906억원에서 15조2543억원으로 10.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924억원에서 2953억원으로 50.2% 줄었다.

이번 발표는 올해 누적 2분기 실적이지만 전년 대비 감소폭은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문제는 금리 하락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지속 감소하는 운용자산이익률이다. 2015년 4.45%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6년 4.08%, 2017년 3.86%, 지난해 3.70%, 올해 상반기 3.30%로 둔화했다. 저금리로 자산운용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이차 역마진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

여기에 보험업황 악화로 수입보험료 역시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는 2017년 6767억원, 지난해 669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234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이미 보험시장이 포화돼 있어 전반적으로 보험 시장이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장성 보험 비중을 높이는 체질 개선은 성과를 보였다. 보장성 상품의 초회 납입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연납화보험료(APE) 비중이 64%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타보장성보험 판매 호조에 따른 일시적인 판매비용 증가로 사업비율이 전년 대비 3.1%포인트 확대됐지만 243%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GA 채널의 보장성 상품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5년 19%였던 GA채널의 보장성 상품 비중이 올해는 75%를 기록했다.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기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각 채널별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화생명의 실적 감소가 지속되면서 지난 3월 25일 지휘봉을 잡은 여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한화생명은 여 대표를 선임하며 기존 대표이사인 차남규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여 사장이 한화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기획·재무 전문가인만큼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여 사장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는 분석이다.

여 대표는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거쳤다. 2017년 7월부터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며 한화생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대내외적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여 사장의 한화투자증권 이력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은 자산운용과 추가 자본 확충 방안에 주력 대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여 사장은 취임 후 보험업황 악화로 보험영업이익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부문에서 성과를 보여 실적 반등을 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9년 5월 기준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규모는 91조 원에 이른다. 생명보험업계에서 삼성생명에 이어 이 부분 2위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규모가 큰 만큼 운용자산 이익률을 조금만 개선해도 투자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게 여 사장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의 비중 확대 등을 추진 중에 있기도 하다.

다만 여 사장이 아직 취임 초기에 있는 만큼 이같은 전략이 당장 상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사업 체질 개선과 수익성 위주의 전략 변화에 따른 성과는 올 하반기 실적부터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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