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르고 속다른 文-安,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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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다르고 속다른 文-安, 믿을 수 없다
  • 박완규 컬럼니스트 / GTN-TV 주필
  • 승인 2012.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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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규 컬럼니스트
[매일일보] ‘무릇 자기를 반성하는 사람은 부딪히는 일이 모두 약이 되고,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생각을 할 때마다 그것이 모두 창이 된다. 하나는 모든 선의 길을 열고, 하나는 모든 악의 근원을 헤집는 것이니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사이니라.’

명말기 환초도인 홍자성(洪自誠)의 어록 '채근담'에 나오는 글이다. 자신의 언행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사람은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언제나 반성의 재료로 삼기에 결국 좋은 약이 된다.

반대로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 못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고 원망하는 사람은 그 마음이 모두 자신을 해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되고 발전이 없다. 어떤 마음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이처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잘못을 받아들이고 고칠 자세가 되어 있느냐의 여부는 정말 중요한 것이다.

논어에서는 잘못을 고치는 일의 중요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군자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허물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보게 되고, 허물을 고치면 사람들이 다 그것을 우러른다(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 人皆見之 更也 人皆仰之).’

명심보감에서도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쳐서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知過必改 得能莫忘)’며 잘못은 반드시 고칠 것을 강조한다. 모름지기 허물을 고칠 줄 아는 사람이 훌륭한 인물이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각기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의 면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선적이지 않고 미흡한 점을 알려고 하는 사람인가, 잘못을 알면 고칠 줄 아는 인물인가의 여부는 이번 대선의 선택에서도 중요한 잣대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선거가 목전인데도 아직도 국민은 야권 단일화 후보가 누군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인물 됨됨이를 살펴 확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선 황당하기 짝이 없다. 문-안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자세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안 후보측은 일주일전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며 “겉으론 ‘아름다운 단일화’를 얘기하면서 뒤에선 언론플레이 등 뒤통수를 친다”며 이를 ‘구태 정치’로 규정했다.

고민에 빠진 문 후보를 위해 당대표와 최고위원들 모두 사퇴를 하고, “큰 틀에서의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측에 맡기겠다”며 민주당이 이를 ‘통 큰 양보’로 포장하자 이번엔, “민주당 중앙대의원과 안 후보측 후원자ㆍ펀드 가입자를 동수로 해 지지층 조사를 하자”며 짐짓 당연한 주장같지만 민주당에 지극히 불리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안 후보측은 “(통 큰 양보를 했다는 식의) 맏형 얘기를 그만하라”고 했다. 그리고는 ‘양보한다던 민주당이 그렇질 않더라’며 비공개를 약속한 협상내용 일부를 언론에 흘렸다. 협상 중단의 빌미로 삼았던 민주당 구태와 안 후보측의 이 같은 행동은 대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가타부타 다 차치하고,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가 정치쇄신이 아니던가. 두 후보 공히 단일화 과정부터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 저런 사람들이 ‘지과필개 득능막망’을, 혹은 ‘과야 인개견지 경야 인개앙지’를 실천할 만한 사람이던가.

지난 20여년간 정치부 기자로 또 시사평론가로서 사초(史草)해온 내 경험칙은 한마디로 “택도 없는 소리”건만 독자제현들의 생각은 어떠하려나.

박완규 컬럼니스트 / GTN-TV 주필

※외부 필진 컬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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