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판매 일주일 째…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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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비약 판매 일주일 째…실효성 논란
  • 홍성희 기자
  • 승인 2012.11.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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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만들어 놓고 실효성 없어…약 파는 편의점 찾기 어려워 불편
[매일일보] 서울에 사는 김 씨는 금요일 늦은 밤에 몸살기운을 느끼고 감기약을 사러 편의점으로 향했다. 의약외품 진열장에는 약이 제대로 진열되지 않아 군데군데 비어 있는 상태였다. 김 씨가 찾고 있는 감기약은 진열장에 없었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잘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김 씨는 4군데의 편의점을 더 돌아다닌 후 감기약을 구매할 수 있었다.

▲ 편의점내 안전상비의약품 진열대. /뉴시스
“약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편의점 상비약 판매 일주일 째, 편의점 가보니…

지난 15일부터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이루어졌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편의점에서 약을 구비하지 않았거나 점원들이 의약 판매에 대한 준비가 안돼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휴일과 야간에 상비약을 구입 못하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도입된 제도가 출발선에 서자마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상비약을 판매한다는 문구만 휘황찬란하게 걸어놨을뿐, 실제로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해열제만 판다"는 대답을 하는 곳도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2만2826곳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1만5208곳이 의약품 판매를 신청, 4시간 과정의 교육을 마쳤다.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지하철 편의점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편의점이 신청했다.

문제는 이 교육이 일회성에 그친데다, 주요 판매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교육대상에서 빠져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수시로 아르바이트생이 바뀌는 편의점의 특성상 제대로 교육 내용이 전달될지도 미지수다.

여의도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오전에만 근무해 아직 상비약 판매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상비약 구비여부도 오후에 점주가 와야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강 씨는 "상비약 매대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며 "오전에 2~3명이 감기약 구입을 위해 방문했지만 빈 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제도만 만들어놓은 채 실행에는 수수방관하는 상황에 소비자들의 볼멘 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주부 윤 씨는 "수일 전부터 감기약, 해열제 등을 판다고 광고하더니 정작 점포에서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뿐이었다"며 "약국 문 닫는 시간에 판매하라고 제도를 만든건데 이런 식이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직장인 최 씨는 "점주로부터 돈도 안되는 장사까지 해야 하느냐는 불평까지 들었다"며 "황당하다"고 말했다.

상비약 판매와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은 온전히 점주에게 돌아간다. 본사가 점주에게 상비약 판매를 권장하고 있음에도 불구, 판매권자는 점주이기 때문에 본사의 책임은 없다는 것.

또한 편의점에서 약을 구입해서 복용한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책임이다.
이와 관련 편의점 업계는 제도가 정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의 특성상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주기가 짧은 만큼 소비자들의 업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속단은 말아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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