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대 전자업계 대표 “日규제 불투명·일방적”…압박 수위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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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대 전자업계 대표 “日규제 불투명·일방적”…압박 수위 높아지나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07.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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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 韓통상본부장과 日경제산업상에 공개서한 보내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애플, 구글 등을 포함한 미국 전자업계 대표 단체들이 최근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를 두고 ‘불투명·일방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수출 품목을 늘리려는 일본이 적지 않게 압박을 받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정치권,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 6개 단체는 전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최근 (일본 정부에 의해) 발표된 일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번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불투명하고 일방적인(Non-transparent and unilateral) 수출 규제 정책의 변화는 공급망 붕괴, 출하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자국 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동서한에는 SIA, SEMI와 함께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 전미제조업자협회(NAM)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애플, 구글 등 미국 대부분의 IT전자 업체를 아우르고 있다.

업계 주변에서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후폭풍에 대한 미국 글로벌 전자·IT 기업의 심각한 우려가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실제로 애플, 구글 등 미국 글로벌 IT 기업이 한국을 방문해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된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전자업계의 이 같은 조치가 일본에 적지 않게 압박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일 양국의 요청이 모두 있다면 중재에 나서겠다는 발언을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 가능성을 언급하고, 미국 업계들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본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꽤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전자업계의 행보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것과 연관 짓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일본의 무역 규제 사태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여하는 명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본 무역 소재 규제 사태는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당장 어떤 가시적 성과를 내기보다는 큰 흐름에서 일본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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