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영공 침범 의도 없었다더라” 러시아 옹호에 與국방위원장 “러시아의 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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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영공 침범 의도 없었다더라” 러시아 옹호에 與국방위원장 “러시아의 허언”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7.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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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옹호 무색 러시아 '영공 침범 아니다' 공식 입장
국방부에 전문 보내 "한국 측이 안전을 위협" 적반하장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러시아 군용기가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러시아 측이 침범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을 전해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기기 오작동에 불과하다며 진심을 믿어달라는 러시아 입장을 사실상 옹호하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은 여당 소속 국방위원장은 의도된 합동훈련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허언”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청와대 발표 이후 '자국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우리 국방부에 전달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브리핑에서 전날 러시아 차석무관과 국방부 정책기획관의 비공개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가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 측은 “이번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중국과의 연합 비행 훈련이었다”면서 “최초에 계획된 경로였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내법도 존중한다”며 “한국 측이 갖고 있는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측은 또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한국과의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영공 침범을 인정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부분은 따로 정리될 것”이라며 “러시아(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온 뒤에 말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와 국회에서 면담자리를 가졌다. 러시아 측은 이 자리에서도 해당 사안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볼코프 대사대리는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은 고의적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러시아 정부에서는 한국 정부에 여러 협조 요청을 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국회 외통위원장으로서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며 “특히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인데 이러한 군사적 도발 행위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했다.

여당 중진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합참으로부터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발진 사건 등에 관해 대면 보고를 받았다. 보고를 받은 뒤 안 위원장은 러시아 측이 의도를 갖지 않았다고 전해왔다는 청와대 발표와는 정반대로 러시아의 해명에 대해 허위라고 일축했다.

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정부가 의도를 갖고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데 대해 “울릉도까지 침입해 내려왔기 때문에 의도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허언”이라며 “이번 사건은 의도된, 계획된 중러의 합동 훈련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어제 국방부에서 초치한 중러 무관들도 인정했던 사실”이라며 “저는 중러의 군사훈련과 협력체계에 따른 시도가 아닌가 판단한다.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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