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곡소리 나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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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에 곡소리 나는 유통업계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7.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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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경기침체·온라인쇼핑증가·일본제품 불매 운동까지…‘악재’
서울 은평구의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은평구의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혹한기를 맞고 있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온라인쇼핑의 증가, 일본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예기치 못한 시련이 연이어 들이닥치면서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로 온라인 쇼핑은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백화점은 그나마 명품 매출을 통해 연명하는 상황이고, 대형마트는 폐점하는 점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2분기 적자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형마트의 파멸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 터져 나오고 있다. 이마트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올 2분기에 1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롯데마트는 내부적으로 올 2분기 3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홈플러스의 경우에는 외국계열로 국내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이 어렵지만 이보다 사정이 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업태의 추락은 단순하지 않다. 내수시장 침체와 온라인 업태의 성장의 동반 등의 연이은 악재가 대형마트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년 전만 해도 국내 유통업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와 온라인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8.4%, 27.8%로 비슷했지만,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의 비중은 21.3%로 쪼그라든 반면 온라인은 37.9%로 확대되며 양 업태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대형마트 3사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역성장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국민가격’ ‘통큰할인’ ‘가격혁명’ 등으로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나섰지만, 오히려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또,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가뜩이나 보기 힘든 소비자들의 발목을 정부가 규제를 통해 또 한 번 잡으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는데 일조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적으로 쉬고 있는데, 국회상임위원회에서 4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마트까지 동참하게 되면서, 대형마트 업계는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대형마트 매출과 직결되는 요소이기도 하고, 다수의 거래사와의 관계, 법령 위반 소지 등으로 불매운동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노동자가 속해 있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4일 일본 제품 안내 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마트노동자들은 고객들에게 일본 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제품 안내 거부와 대표적인 친일세력인 자한당의 출입을 금하는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본제품의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관련 업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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