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유있는 베트남 '러시'…高성장 바탕 금융 소비시장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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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이유있는 베트남 '러시'…高성장 바탕 금융 소비시장으로 탈바꿈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7.2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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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기지에서 거대 자본시장으로 진화
은행·증권·카드·핀테크 등 진출 업태도 다양해
지난달 11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신한베트남은행 하남지점에서 열린 개점행사 모습. 사진/신한은행
지난달 11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신한베트남은행 하남지점에서 열린 개점행사 모습. 사진/신한은행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권이 베트남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단순한 예금과 대출 업무를 넘어 증권, 보험, 핀테크 등 금융업권 전 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선 국내 금융사의 베트남 시장 공략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건비가 저렴한 ‘제조업 생산기지’에서 소비가 빠르게 커지는 중요 ‘소비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지난해 19개 신규 은행 점포가 개설됐다. 중국 16개 인도 15개를 넘어 가장 많은 점포가 문을 열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모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소매 영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해외지점을 가장 많이 오픈한 곳은 베트남으로 나타났다. 올해 4대 시중은행 중 3개 은행(신한·국민·우리은행)이 베트남에 신규지점을 오픈하거나, 오픈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개 은행이 올해 오픈하거나 오픈 예정인 베트남 신규지점은 8곳에 이른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베트남 시장에 조기 진출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36% 성장했는데 베트남 지점에서만 1000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실현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2일 1조원을 들여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 BIDV의 지분 15% 인수 소식을 전하며 공격적 행보에 돌입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의 지분 인수를 승인 받고 최근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현지에서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의 베트남 영업도 본격화된다. 베트남 소비자 금융회사 영국 푸르덴셜 그룹 금융회사(PVFC)를 인수한 신한카드는 지난 1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고 신용대출, 할부, 신용카드 발급 등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한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베트남에 투자금융(IB) 데스크 설치를 검토 중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확대해 글로벌 IB 수익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엔 베트남에 디지털 결제 부문을 필두로 한 핀테크 혁신 물결이 일고 있어 금융사들의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베트남 하노이사무소가 최근 발간한 '베트남 핀테크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시장엔 모바일 결제 분야에 20여개가 넘는 회사가 난립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을 베트남 핀테크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도 베트남 재무부 부국장이 직접 참석해 베트남 핀테크 기업을 국내 금융권에 소개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베트남 경제성장률이 6.7%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만큼 국내 은행의 베트남 진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건설·전기 사업이 여전히 10% 넘는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이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수혜국으로 지목되면서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2분기 시장 전망치(6.6%)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6.7%)를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면서 "베트남은 아시아 내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EU와 FTA를 맺은 유일한 국가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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